그는 “김 주석과 만나서 긴장완화를 위해 북한군 병력을 비무장지대(DMZ)에서 20㎞ 후방으로 이동시킬 것을 제안하자 김 주석은 ‘남측에서도 같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내가 ‘남한은 서울이 경계선(휴전선)에서 가까우니 남한은 10㎞, 북한은 20㎞ 후방으로 배치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자 김 주석도 어느 정도 수긍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남북한 긴장완화를 위해 군비감축을 제안했다”며 “당시 남북한 양쪽 군대를 같은 비율로 감축하고 주한미군도 남북한군에 적용하는 것과 같은 비율로 감축하자는 데 기본적으로 합의했었다”고 소개했다.이어 카터 전 대통령은 “회담 후 장소를 옮겨 나와 아내(로절린 여사), 김 주석 내외가 요트를 함께 타고 (대동강에서) 8시간 동안 낚시를 했다”며 “김 주석의 부인(김성애·金聖愛 전 여맹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배석했는데 군비감축 문제에 대해서도 ‘늦출 필요가 없다’며 자기 생각을 적극적으로 밝히는 등 매우 발언권이 강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낚시 도중 취미 얘기가 나왔는데 김 주석의 부인이 사냥을 좋아한다면서 멧돼지 100마리 정도를 사냥했다고 하자 김 주석은 ‘아내는 조준경이 달린 총으로 사냥을 하지만 나는 조준경이 없는 총으로 달리는 멧돼지를 30∼40마리 정도 사냥했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