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상원외교위원장 "북-미대화 미사일문제에 초점"

  • 입력 2001년 8월 12일 18시 37분


조지프 바이든(민주·델라웨어) 미국 상원 외교위원장은 11일 향후 북-미 대화는 북한의 재래식 군비보다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 문제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폴 사베인스(민주) 프레드 톰슨(공화) 앨런 스펙터(공화) 상원의원과 함께 방한한 바이든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 의제에 재래식 군비 문제를 포함시킨 데 대해 분명하게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바이든 위원장은 “미 행정부가 대북정책 심의를 끝낸 직후 부시 대통령과 한반도 문제를 놓고 1시간 정도 독대를 한 자리에서도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위원장은 “한국이 원하는 한 미군은 한반도에 계속 남아있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8일 만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도 ‘중국은 미군이 한반도와 일본에 주둔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고 덧붙였다.

미 상원외교위원장은 미국의 주요 외교정책에 대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중요 인물이다.

바이든 위원장은 대북정책을 둘러싼 한-미간 이견설에 대해서는 “부시 행정부 초기 그런 사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부시 대통령과 만나 이 부분에 대해 얘기한 결과 의도적인 것은 아님이 분명하기 때문에 앞으로 한-미 공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해서는 “미국에게는 미사일방어(MD)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 북한이 가장 큰 관심사”라며 “북-미 대화재개 전망에 대해서는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배석한 에번스 리비어 주한 미대사 대리는 한국의 대북 전력지원에 대해 “미국은 한국의 대북 전력지원을 반대한 적이 없다”며 “이 문제가 남북한간에 진지하게 논의된 바 없으며 전력지원을 위한 남한의 조사팀이 북한에 들어가려 했으나 북한이 거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위원장 일행은 간담회가 끝난 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예방, 한국의 대북정책과 북-미 대화재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미국은 가능한 한 빨리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바이든 위원장 일행은 이날 오후 판문점 비무장지대(DMZ)를 둘러본 뒤 이한했다.

<신치영·윤승모기자>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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