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국회의 명암〓16대 국회는 매달 빠짐없이 문을 열었다. 213회와 214회 임시국회 사이의 6일간 공백이 가장 긴 휴식이었을 정도다. 15대 국회 때인 97년 9월부터 치면 16대 총선 때 두 달 쉰 것을 빼고 42개월째 문을 열고 있는 셈.
그러나 ‘상시국회’의 생산성은 신통치 않았다. 16대 국회의 경우 정기국회 1차례, 임시국회 8차례를 열었지만 본회의가 열린 날은 56일뿐이었다. 214회와 219회 임시국회는 정쟁으로 단 하루만 본회의가 열려 ‘국회를 열었다’고 말하기 민망한 수준이었다. 16대 국회는 현재까지 739건의 의안(법률안, 동의안, 결의안 등)을 접수해 430건을 처리했다.
▽홀수달 소집 논란〓상시 국회는 원래 ‘짝수달 국회’였다. 여야가 지난해 2월 개정한 국회법은 짝수달에 임시국회를 자동소집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홀수달에도 계속 국회가 소집됨으로써 ‘준비 없는 강행군’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기사▼ |
- 여야총무-총리비서실장이 보는 '상시국회' |
한나라당은 “국회를 열 필요가 있어서…”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민주당 등은 “한나라당이 ‘방탄국회’를 15차례나 소집하는 바람에 국회가 엉망이 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국회 사무처의 한 관계자는 “짝수달에 임시국회를 열도록 국회법을 개정한 것은 홀수달에는 자료수집과 현장방문 등을 통해 의정활동에 내실을 기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정신이 담겨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연설과 대정부질문〓임시국회가 열릴 때마다 총리의 국정연설로 하루를 때우고 3개 교섭단체의 대표연설로 사흘을 보낸다. 국회 전체가 하루 30∼40분의 연설을 듣기 위해 나흘을 보내는 셈. 따라서 총리연설과 대표연설을 몰아서 하루에 다 듣거나, 정기국회 때만 대표연설을 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또 이한동(李漢東) 총리는 국무위원 등 공무원의 잦은 국회 출석에 따른 업무공백을 지적하면서 “임시국회는 소집 현안만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215회부터 219회까지 5차례의 국회가 열리는 동안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재정경제부)은 55일, 행정자치부장관은 52일, 농림부장관은 50일을 국회에 출석했다. 나머지 장관들도 30∼49일간 국회의 부름을 받았다.
<문철기자>fullmoon@donga.com
16대 국회 회기(4월24일 현재) | |||
회별 | 기간 | 회기 | 본회의 개의일수 |
212 | 2000년 6월5일∼7월4일 | 30 | 5 |
213 | 〃 7월5∼25일 | 21 | 8 |
214 | 〃 7월31일∼8월29일 | 30 | 1 |
215 | 〃 9월1일∼12월9일 | 100 | 16 |
216 | 〃 12월11일∼1월9일 | 30 | 7 |
217 | 2001년 1월10일∼2월8일 | 30 | 4 |
218 | 〃 2월9∼28일 | 20 | 6 |
219 | 〃 3월2∼31일 | 30 | 1 |
220 | 〃 4월2∼30일 | 29 | 8 |
*제215회는 정기국회, 나머지는 임시국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