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사무처 '생산성'통계]2000국회 낯 뜨거운 기록들

  • 입력 2000년 12월 25일 19시 52분


새천년 첫 해를 맞아 의정개혁을 표방하며 의욕적으로 출범한 16대 국회의 올해 생산성은 어느 정도일까.

25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16대 국회는 6월5일 개원해 그동안 298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 중 법률안은 183건이고, 동의안 등 기타 안건은 115건.

반면 올해 전체 국회 예산은 1887억원. 여기에는 국회의원 세비와 수당, 의원 보좌진 및 사무처 직원 등의 인건비와 활동비 등이 망라돼 있다.

16대 국회의 법정 임기 개시일은 5월30일이어서 16대 국회의 입법활동에 든 돈은 약 943억원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안건 1건을 처리하는데 3억1644만원이 소요된 셈이다.

국회가 열린 날짜를 기준으로 생산성을 짚어보면 비용이 더 든 것으로 계산된다.

16대 국회의 회기일은 모두 211일. 그러나 이 중 75일은 공전돼 국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9월1일부터 12월9일까지 100일의 회기로 열린 정기국회에서만 무려 45일을 허비했다.

결국 제대로 국회가 열린 날은 136일에 불과, 하루에 6억9338만원의 예산을 들인 꼴이 됐다. 본회의는 34회, 16개 상임위(특위는 제외)는 299회 열려 본회의든 상임위든 회의 1차례당 2억8318만원이 들었다.

물론 이는 국회 활동을 극단적으로 계량화한 결과여서 국회의 안건 심의를 위한 사전 조사나 토론 등의 노력은 반영되지 않았다.

그러나 국회 예산 외에 각 정당에 대한 국고보조금이나 정당 및 의원 개개인의 후원금 등 정치권에 들어간 국민적 부담을 감안하면 입법활동 생산성이 알려진 것보다 더 ‘고비용 저효율’이라는 게 정치권과 학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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