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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9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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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19일 오후 이회창(李會昌)총재 주재로 긴급 총재단회의를 열고 “우리 당의 예산 대폭 삭감 요구에 대해 아직까지 민주당측에서 아무런 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일단 21일까지 최선을 다해 예산안을 심의하되 합의가 안 되면 예산안 처리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방침은 계수조정 작업 중인 예산안 심의가 지연된 탓도 있지만 민주당의 김중권(金重權)대표 체제 출범에 대한 강력한 경고의 뜻도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21일까지 새해 예산안 처리가 무산될 것에 대비해 22일 충남 계룡산에서 열기로 한 당 소속 의원 및 지구당위원장 산상 토론회를 연기했다.
이에 따라 22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당직 개편을 마무리짓고, 다음주 중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이회창총재간 여야영수회담, 김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간 DJP회동을 추진하려던 여권의 향후 정치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20일 중 책임있는 삭감안이 나오지 않으면 21일경 이총재가 직접 입장을 밝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권대변인은 또 “총재단회의에서는 ‘대통령비서실장 때 동진(東進)정책이란 명분으로 야당의원 빼내가기 등 야당 파괴공작을 주도했던 김중권씨가 민주당의 새 대표로 기용된 것은 김대통령의 친정 체제를 구축, 야당과 전면전을 벌이려는 의도가 있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고 전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