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갑 미친 발언 나오면 박살내라" 張예결위장 메모

  • 입력 2000년 12월 1일 23시 26분


‘오늘 김용갑이 어떤 미친 발언을 할지 모르는데, 전날에는 우리가 얼떨결에 넘겼지만 (김대중정부가 김정일을 위한 정부다― 고 말했음) 오늘도 발언 도중에 그런 말이 나오면 즉시 강력히 항변하고 박살내주시기 바랍니다― 회의가 중단되더라도. 위원장―’

1일 국회 예결위에서 민주당 장재식(張在植)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던 도중 같은 당 김경재(金景梓)의원에게 은밀히 보낸 메모의 내용이다.

이 메모는 최근 ‘민주당은 조선노동당 2중대’ 발언으로 파문을 불러일으켰던 한나라당 김용갑(金容甲)의원의 질의를 앞두고 건네졌다.

김의원은 이날도 장충식(張忠植)대한적십자사 총재의 일본출국과 관련, “남북회담이 빚은 비극이며 국가의 자존심과 체면까지 완전히 무너뜨린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하지만 장위원장이 걱정했던 ‘발언수위’를 넘지 않았던 때문인지 김의원의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 의석은 조용했다.

회의가 끝난 뒤 오히려 박수를 치는 민주당 의원도 있었다. 장위원장도 안심했는지 “잘 했습니다”라고 인사까지 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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