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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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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원은 먼저 “이 정권 초기 IMF 위기 수습에 앞장섰던 한 사람으로서 환란 극복을 위해 장롱 속 금붙이를 꺼내들고 은행으로 달려갔던 국민의 애국충정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같은 국민의 자기희생과 헌신은 물거품이 되고 말아, 저는 정부 이상의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그동안 경제회복 지표로 외환보유고나 무역수지 흑자를 앞세워 왔지만 이것은 단기성 외자의 유입과 한때의 수입격감으로 이뤄진 점이 많았다”며 “이것을 두고 경제위기를 극복했다고 운운한 것은 현실을 오도하고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의원은 “오늘의 경제위기, 그 본질은 위기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위기를 풀어나갈 정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없어졌다는데 있다”며 “이제라도 정부는 경제위기와의 전쟁, 마지막 결전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정부가 솔선수범해야 민간에 구조조정을 요구할 수 있는 도덕적 기반이 확립될 수 있다”며 공공부문의 개혁과 향후 1, 2년간 예산의 전면 동결을 촉구했다.
김의원은 또 “생산적 복지와 경제의 효율성을 같이 이룩하려는 이상은 좋지만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것이 현 시점에선 한국경제의 체질적 개혁을 저해하는 것이 아닌지 심각하게 검토해 봐야 한다”며 ‘DJ노믹스’에 대한 재검토를 주문하기도 했다.
김의원은 이와 함께 “대통령이 경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말씀이 있었지만, 본인은 지금의 위기가 오히려 대통령의 국정운영방식,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의 모든 기관과 조직이 제대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내각 중심의 국가운영 시스템 확립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