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회견]"與 오만한 자세로 돌아섰다"

  • 입력 2000년 9월 28일 18시 51분


“죽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산다고 하는 필사즉생의 각오로 임할 것이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대구 장외집회를 하루 앞둔 28일 대구 파크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렇게 밝혔다.

이총재는 “우리가 결단을 내려 조건 없는 영수회담을 제의했는데 여권은 절차와 조건을 달아 시간만 끌었다”며 “부산집회 이후 민심에 굴복, 한때 타협적인 자세를 보였던 여권이 야당내 일부 등원론 제기를 계기로 오만한 자세로 돌아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근 대구변호사회가 대구집회 반대의사를 표명했는데….

“그같은 여론도 겸허히 듣고 있다. 우리도 장외집회를 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영수회담을 제의했고 큰 기대를 가졌다. 그런데 여권은 이를 무시하고 오만으로 일관, 영수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다. 여권이 국민의 분노를 직시할 수 있도록 경고를 해야 했다.”

―집회 명칭을 ‘김대중(金大中)정권 범국민규탄대회’로 한 이유는….

“국회법 날치기처리, 선거비용실사 개입의혹, 한빛은행사건 등의 작태를 보면서 이 정권이 독재화의 길로 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을 많이 했다.”

―박근혜(朴槿惠)부총재의 집회참석 여부가 불분명한데….

“박부총재는 우리 당의 중요한 인재이다. 모든 사람이 다양한 의견을 내놓을 수도 있으며, 그 점이 우리의 강점이다. 박부총재는 항상 당과 함께 할 것이다.”

―앞으로 국회를 방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대구집회 이후에 국회에 들어가나.

“구체적인 계획을 말한 것이 아니라 원칙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도 언제든지 국회에 들어가 밀린 국정을 처리할 수 있다.”

―또 다른 정치세력의 출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제3의 세력이 출현한다는 소문은 있지만, 분명한 것은 한나라당이 새로운 정치세력의 주체가 되고 수권정당의 위치를 굳건히 한다는 것이다.”

<대구〓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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