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북정책 싸고 연일 입씨름

  • 입력 2000년 9월 18일 19시 33분


여야는 경의선 복원 기공식이 열린 18일에도 대북정책과 관련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은 “선(先) 남북 긴장완화, 후(後) 경의선 복원”을 주장했고,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기공식에 불참한 것은 속좁은 정치의 전형”이라고 맞받았다.

이날 한나라당은 또 당 국방위원장인 박세환(朴世煥)의원 명의의 성명을 통해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통한 실질적 긴장완화 조치 이행 후 복원공사를 추진해 나가라”고 촉구했다. 이회창총재의 기공식 참석도 “정부 여당의 이벤트에 들러리를 설 수 없다”는 이유로 포기했다.

그러나 이총재는 공식 초청을 받은 국회 건설교통위와 통일외교통상위 소속 의원들의 자발적인 참석은 막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의 이부영(李富榮) 김덕룡(金德龍) 손학규(孫鶴圭) 김원웅(金元雄) 남경필(南景弼) 김부겸(金富謙)의원 등은 개인자격으로 기공식에 참석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민족의 혈맥을 잇고 평화와 도약을 여는 역사적인 기공식에 끝내 불참한 이총재에 대해 과연 국정의 책임있는 파트너로서 역할을 다 하고 있는지 심한 의구심이 든다”고 비난했다.

박병석(朴炳錫)대변인은 “남북 문제는 세계 각국의 지도자가 지지하고, 특히 대선을 앞둔 미국의 민주 공화 양당도 전폭적으로 지지한 것”이라며 이총재를 향해 “속좁은 정치를 청산하라”고 촉구했다.

다른 당직자들도 이총재가 그동안 제헌절 광복절 등 국가 기념일 행사마다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이총재의 기공식 불참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정부가 경의선 복구를 계기로 유럽과 시베리아 등을 잇는 ‘철의 실크로드’가 금방 생겨나 엄청난 달러를 벌어들일 것처럼 환상을 심어주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총재의 기공식 불참과 관련해서는 앞으로도 여야간에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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