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원장 행보 공방]野 "가족 北에 있다고 하던데…"

  • 입력 2000년 9월 15일 18시 35분


한나라당은 15일 북한 김용순(金容淳)노동당비서의 남한 방문 때 협상대표였던 임동원(林東源)국가정보원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며 ‘임동원 흔들기’를 계속했다.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은 당3역 회의에서 “임원장의 활동에 대해 언론에서도 많은 지적을 하는데, 끝까지 밀어붙여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목요상(睦堯相)정책위의장도 권대변인의 견해에 공감한다며 “정보수집과 대공업무의 총책임자가 공개적으로 나와 북한과 협상을 해서야 되느냐”고 가세했다.

또 김기배(金杞培)사무총장은 “하라는 일은 안하고 엉뚱한 일만 하는데, 이럴 바에는 차라리 국정원을 없애라고 해야겠다. 굳이 예산을 들여가며 운영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그는 “차제에 대북(對北) 업무 담당 정부인사들의 자질과 역할을 전반적으로 검토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당직자들의 목소리가 더 높아졌다. 권대변인은 “임원장 가족이 북에 있다고 하던데, 이런 사람이 대북협상 창구가 되면 균형감을 잃을 수 있다”고 주장했고, 목의장은 “간첩 잡으라는 기관의 총수가 간첩 총대장이 왔다 갔다 하는데 손을 놓고 있으니…, 비밀을 흘려줘도 알 수가 있어야지…”라며 혀를 찼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남북관계는 격식과 형식을 떠나야 진전이 있다”며 “비판의 의도를 모르는 것은 아니나 그게 이성적인지는 의문이다”고 반박했다.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임원장의 직책이 김용순비서의 직책과 같아 카운터파트가 될 수 있다”며 “(남북간에는) 체제상의 차이, 관행상의 차이가 많은데 격식을 너무 따지는 것은 남북대화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