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용순비서 제주-포철방문 표정]

  • 입력 2000년 9월 13일 16시 18분


○…김용순 북한 노동당비서 일행은 13일 오전 8시 30분께 다음 일정을 위해 숙소인 제주 신라호텔을 떠나는 순간 호텔 직원들은 도열해 김비서 일행을 환송했으며, 김비서는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했다.

신라호텔측의 방명록 서명 요청에 김비서는 "제주도 신라호텔의 일이 다 잘 되기를 바랍니다. 환영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주체 89(2000)년 9월 추석 다음날 아침에 김용순"이라고 적었다.

0…호텔을 출발한 김비서 일행은 공항으로 이동하기에 앞서 이날 오전 8시 45분께 제주 중문단지내 여미지식물원을 둘러봤다.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며 온실을 둘러본 김비서는 "참대는 어디서 잘 자라는가"라며 관심을 표시했고 "선인장을 짓이겨 바(밧줄)를 만들어 배에서 쓰기도 한다"는 등 특유의 해박한 상식을 과시.

오전 9시 30분께 식물원을 떠나기에 앞서 김비서는 방명록에 "이곳 여미지식물원에 대한 친절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한 그루의 나무, 한 포기의 풀도 사랑하고 아끼고 잘 가꾸어 나갑시다. 주체 89(2000)년 9월 13일 해뜬 오전에 김용순"이라고 썼다.

0…김비서는 이에 앞서 13일 새벽 전날 밤부터 진행된 만찬을 끝내고 나오다가 임동원 대통령 특보로부터 공동취재단의 조선일보 기자를 소개받고 남한 언론에 당부하는 말을 했다.

김비서는 "그 어떤 보도기관도 사실 그대로 알리는 것이 사명이다. 그것을 왜곡하거나 현실과 맞지않게 보도하면 국민들로부터 규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비서는 조선일보에 자신의 말이 그대로 실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0…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제주공항을 이륙한 김비서 일행의 공군 CN-235기는 1시간 10분만인 오전 11시 50분께 대구공항에 도착했다.

공항 활주로에는 문희갑 대구시장, 이의근 경북도지사, 유상부 포항제철 회장등이 나와 김비서 일행을 맞았다.

남측에서는 김비서의 제주행에 동행했던 김보현 총리특보, 서영교 통일부국장 등이 이곳에도 함께 했으나, 임동원 대통령특보는 눈에 띄지 않았다.

남측 관계자는 "임특보는 다른 일정 관계로 먼저 제주에서 서울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0…김비서 일행과 남측 관계자들은 10대의 승용차와 2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포항으로 향했다. 당초 경주 불국사 등을 돌아본뒤 포항제철에 들를 예정이었으나 폭우로 인해 포항제철을 먼저 방문키로 한 것.

북측 대표단은 김비서의 요청에 따라 이날 낮 12시 30분께 서울기점 320km지점에 위치한 평사휴게소에 들렀다.

김비서는 이곳에서 5분여 머물며 화장실에 들른 뒤 환영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0…오후 1시 52분께 포항제철 영빈관인 '청송대'에 도착한 김비서 일행은 유상부 포철 회장이 마련한 오찬에 참석했다.

유회장은 "험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이곳을 방문해 준 김비서 일행을 환영한다"며 "다시 이곳에 들르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는, 뜻깊은 방문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비서는 "나라가 분열된 이후 북쪽에서 살았는데 6·15 공동선언으로 제주와 포철에도 올 수 있게 됐다"며 "통일을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제주·서귀포·포항=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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