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김영남 방미취소 파장 조기수습 공조 합의

  • 입력 2000년 9월 8일 02시 06분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7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에서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남북정상회담 이후 대북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클린턴대통령은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은 인도주의적 차원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안정에 아주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이에 대해 계속 강력한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두 정상은 북한 김영남(金永南)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미국 방문 취소사태와 관련해 이번 일이 남북간은 물론 북―미간 관계개선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조기수습을 위해 공동노력하기로 했다.

또 김대통령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문제가 조속한 시일 내에 양국의 원만한 합의에 의해 마무리돼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김대통령은 이날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남북한과 미국 중국이 참여하는 ‘2┼2방식’의 ‘4자회담’을 추진할 것을 제의할 방침이었으나 시간제약 등 여건 때문에 언급하지 못했다.

그러나 양국은 외교채널을 통해 ‘4자회담’에 대한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진과정이 주목되고 있다.

이에 앞서 김대통령은 이날 오전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과 한중정상회담을 갖고 김영남상임위원장 사건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이 사건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편 김대통령은 유엔 밀레니엄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정상회담과 이산가족상봉 등 기적 같은 상황이 일어난 것은 남북한 당사자의 노력은 물론 유엔과 전세계 지도자 여러분의 지지와 격려의 결과”라며 “끊임없는 지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뉴욕〓최영묵기자>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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