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장관급회담]군사적 신뢰구축 중점 논의

  • 입력 2000년 8월 29일 19시 00분


제2차 남북장관급회담은 1차 회담 때처럼 기존의 남북대화 틀에서 벗어나 곧바로 현안을 논의하고 의견이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즉각 이를 합의사항으로 정리해 발표하는 매우 효율적인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남북이 비공개 막후접촉에서 충분한 사전조율을 거친 후에 회담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측 전금진(全今鎭)단장이 29일 “지난번(1차 회담)에는 과거 대화의 타성에서 벗어나 허심탄회한 대화로 2박3일간 놀라운 결과를 내놓았다”며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힘을 합쳐 좋은 결과를 내놓도록 하자”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 회담이 사실상 30일 하루만 열린다는 점에서 양측이 사전에 충분한 의견교환을 하지 않았다면 하기 어려운 발언이다.

그렇다고 회담 자체가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는 뜻은 아니다. 과거보다 가시적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뜻일 뿐 남북간의 입장 차를 한꺼번에 줄이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남측은 이번 회담에서 군사직통전화 설치 등 신뢰구축에 합의하고 이를 이행할 하부기구로 군사 및 신뢰구축, 경제협력, 사회문화 협력 등 3개 분과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측이 이를 전적으로 수용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12일 남측 언론사 사장단을 만나 “3차 회담부터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듯이 북측이 2차 회담까지를 준비회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신뢰구축뿐만 아니라 이산가족, 국군포로 및 납북자 문제 등 많은 현안을 논의하기 바라는 남측과 속도 조절을 원하는 북측과의 입장 차가 예상된다.

특히 북한 관영 평양방송은 29일 ‘조국통일 3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보도해 북측이 통일방안을 이번 회담의 의제로 올려놓아 남측을 곤혹스럽게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북측이 3차 회담부터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이번 회담에서 분과위 설치 등에 원칙적으로 동의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망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다는 관측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제2차 장관급회담 남북 입장 비교

의제
-군당국간 직통전화 설치,
군사분야 장관급회담 개최
군사분야 신뢰구축-3차 회담에서 논의
-군사 긴장완화, 경협,
사회문화 분과위 설치
3개 분과위 설치-남측 입장에 호응, 3차 회담에서 구체화
-경의선복구 협의채널 구축

-투자보장, 이중과세방지, 청산결제협정등 체결

-임진강 공동수방사업

경제협력분야-경의선 복구 실무협의

-장기적 고려 입장, 대북투자 활성화 요구

-공동수방사업 필요성 이해

-시드니올림픽 동시입장

-각종 체육행사 단일팀 구성

-남북연예인 교환방문

사회문화-원칙적 합의 가능
-면회소설치 확답 촉구

-추가교환방문 진의 확인

이산가족-면회소 설치에 앞서 추가 교환방문

실시

-이산가족 차원에서 해결국군포로 및 납북자-존재 자체를 부인하는 강경한 태도
-조기답방 실현 요구김정일국방위원장 답방-조기답방에 긍정적 입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