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대통령이 나서달라"호소 …한나라와도 접촉

  • 입력 2000년 8월 13일 19시 08분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직무대행과 한광옥(韓光玉)대통령비서실장은 11일 오후 서울 시내 모 음식점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는 김대행은 술을 꽤 마신 듯 가벼운 취기가 느껴졌다.

김대행은 한실장에게 “자민련의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은 정치적인 차원이 아닌, 통치권적 차원의 문제”라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직접 나서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 이에 대해 한실장은 “대통령도 어려움이 많다”고만 말했다고 김대행은 전했다.

‘7·24’ 국회 운영위의 날치기 파문 이후 국회법 개정안의 처리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지면서 애를 태우고 있는 자민련이 뭔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 다각적으로 뛰고 있다. 김대행이 한실장을 만난 것도 그 일환. 여야 수뇌부간의 담판을 통한 해결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른 한편으로 자민련은 한나라당과의 관계개선 노력도 벌이고 있다. 특히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와 이회창(李會昌)총재의 골프장 회동 후 불거진 ‘밀약설 파문’으로 단절된 막후 대화채널을 복원하기 위해 한나라당 중진 S의원과 접촉하며 그의 역할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나라당의 기류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여전히 국회법 처리의 원천무효화 및 재발방지 약속을 국회 정상화 협상의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간간이 한나라당측에서 교섭단체 ‘17∼18석 안’을 제시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지금으로선 민주당과 자민련을 이간시키려는 제스처로밖에 보이지 않아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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