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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8월 13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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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방북언론사 사장단이 12일과 13일 모여 작성한 자료를 토대로 한 대화요지.
◇통일문제
▽김위원장〓통일문제는 북남 공히 과거 정권 탓입니다. 그런데 김대중(金大中)대통령 결단으로 이뤄진 6·15선언 이후 많이 달라졌습니다. 남북장관급회담 1차, 2차에서는 인사하는 수준 정도로 하고 다음 3차부터는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여나가겠습니다.
◇남측언론관
▽김위원장〓남측TV를 보기 시작한 것은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이 서거하기 3주 전부터입니다. 남측 신문을 죽 보다가 8년 전부터 눈이 나빠져 지금은 잘 안봅니다. KBS는 섭섭한 게 많지만 이제 나무라지도 않겠습니다.
▽방북단〓국방위원장의 시조인 전주 김씨 묘가 잘 보존돼 있습니다. 개성과 화진포를 바꾸면 어떻습니까.
▽김위원장〓북측에서는 본(本)은 이조말기에 모두 팔아먹어버렸습니다. 본이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남쪽에 가서 그곳에 갈 수 있으면 시조 묘를 참배하겠습니다.
◇서울답방
▽김위원장〓서울에 가서 김대통령을 만나야죠. 언론사 사장들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고,또 김대통령 신의를 봐서라도 가서 만나야죠.
◇현대아산문제
▽김위원장〓현대에 개성관광단지와 공업단지를 꾸밀 수 있도록 개성을 줬는데 이건 6·15선언 선물입니다. 정몽헌이 입이 찢어져 갔습니다. 온김에 부지를 보고 가라고 했더니 보고갔습니다. 현대에 특혜를 주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산가족 문제
▽김위원장〓남쪽에도 숨어있는 사람까지 치면 이산가족 수가 굉장할 것입니다. 이곳에도 숨어있는 사람이 많았는데 위원장(본인)이 남쪽에 간다고 하니 이젠 너도나도 가겠다고 나타납니다. 언론사가 잘 써 줘야지, 상급회담 아무리 잘해도 소용없어요.
◇막걸리
▽김위원장〓우리 군대가 전쟁때 낙동강까지 갔었는데 집집마다 동아리에 막걸리가 있어서 두세 사발 씩 먹고 비리비리 하는 바람에 전쟁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정주영 영감이 막걸리를 30가지나 보내와서 조금씩 먹어봤는데 그 가운데 아주 맛좋은 게 있어서 “이게 제일 맛있더라”고 알려주니까 정회장이 ‘포천막걸리’라고 대답하면서 어떻게 알아냈느냐며 깜짝 놀랍디다.
◇서울방문
▽방북단〓금년안에 서울을 방문하시겠나요.(재차 물음)
▽김위원장〓나는 이번 가을에 러시아를 갑니다. 푸틴이 간절히 원해서…. 나는 김대통령에게 빚을 졌기 때문에 서울을 가야 합니다. 국방위원회와 외무성이 토론중인데 아직 보고를 못 받았습니다. 남한과의 광케이블이 결정되면 일초도 안돼 남쪽에 알릴 것을 알려줄 수 있게 됩니다. 푸틴대통령이 한국에 가죠? 가을에 가나요?
◇직항로 문제
▽방북단〓서울서 평양에 곧바로 올 수 있도록 할 수 없겠습니까?
▽김위원장〓직항로 문제는 정부 내에서는 문제될 것이 없고 군부가 문제인데, 군대문제는 내가 말해야 직항로가 열리게 돼 있습니다. 큰 대표단은 직항로로 곧바로 오시오. 직항로를 하면 비행기에서 특수카메라로 다 사진을 찍는다고 군부에서 반대를 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게 무슨 소리인가. 이미 인공위성이 다 우리 사진을 찍고 있는데 비행기 타고 찍는다는게 문제될 게 있는가라고 얘기했습니다. 남측이나 북측이나 모두 휘발유를 사서 쓰는데 무엇 때문에 서해로 나가서 돌아가지고 서울과 평양을 다닐 필요가 있습니까.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에게) 가수 이미자 김연자 이런 사람을 좀 데리고 오세요.내가 초면에 쑥스러워 이 사람들과 뭐라고 인사를 하나….
▽방북단〓남측의 주필과 논설위원 등을 북한에 올 수 있게 초청해 주세요.
▽김위원장〓남북언론간에 합의문을 만들었는데 무슨 초청이 필요합니까.오고 싶으면 언제나 오라고 하십시오.
▽방북단〓통일시기는 언제쯤 될까요.
▽김위원장〓그건 내가 맘 먹을 탓입니다. 적절한 시기라고 말할 수 있지요.
◇남측 신문 구독
▽김위원장〓판문점 연락사무소로 매일 신문을 넣어주십시오.우리가 신문을 일본을 통해서 돌아서 읽을 필요가 있습니까? 우리는 달러가 없어 돈 내고는 못 봐요. 그냥 주기 어려우면 사장이 본 뒤에 손 때 묻은 것을 보내 주세요.
◇남측 언론보도
▽김위원장〓동아일보 기행문은 참 잘 썼습니다. 보는 그대로 써주면 됩니다. 우리를 과찬할 필요도 없고 깎아 내릴 필요도 없습니다.
◇TV 대담 프로그램
▽김위원장〓남측의 텔레비전 대담을 내가 보는데 KBS가 어떨 때 보면 북남관계 일이 있자마자 금세 사람들을 모아놓고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을 모아놓고 찬성이냐 반대냐 하고 얘기들을 하는데 내가 보면 북조선 실정 전혀 모르고 책만 보고 딴 소리를 하더군요. 데려오시오.북에 뿔난 놈들 없으니 와서 봐야지요.
◇내금강 관광권
▽김위원장〓금강산에 있는 절들이 다 부서졌습니다. 정몽헌이가 내금강 관광권을 달라고 요구를 해와서 절을 다시 잘 지어주면 내금강까지 연장해 준다고 했지요.
◇박정희 전 대통령
▽김위원장〓박정희 평가는 후세들이 해야지 동참자들이 말해서는 안됩니다. 그 때 그 환경에서는 유신이고 뭐고 그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소위 민주화도 무정부적 민주화가 돼서는 곤란합니다.
◇미일 수교문제
▽방북단〓미국과의 수교는 언제쯤 될까요.
▽김위원장〓내 말 떨어지면 내일이라도 미국과 수교합니다. 미국이 테러국가 고깔을 우리에게 덮어 씌우고 있는데 이것만 벗겨주면 그냥 수교합니다. 그런데 일본과의 수교문제는 복잡합니다. 과거 문제도 있고 청산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일본이 부당한 해명을 요구하는데 그렇다면 명치유신때부터 따져야지요. 일본은 일제 36년을 우리에게 보상해야 합니다. 나는 자존심 꺾이면서 일본과 수교는 절대로 안합니다.
◇서울 방문
▽방북단〓2박3일 방문으로는 제주까지 갈 수 없으니 4박5일로 오세요.
▽김위원장〓내가 4박5일간 서울을 간다면 간부들이 반대를 합니다.
◇남측 언론의 대북 기사
▽김위원장〓우리가 쌀이 모자란다고 국제사회에 호소하고 있는 주제에 그대로 보여줘야지 숨길 것 없어요. 숨기면 오히려 의심을 받습니다.6·25는 열강에 희생된 것입니다.이제 계산은 그만하고 덮어 놓을 것은 덮어 놓고 통일이라는 큰 대업에 서서 인민들을 위해 선구자 역할을 언론이 해줘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