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남북화해 훼방놓자는 것 아니다"해명

  • 입력 2000년 6월 22일 19시 30분


“우리는 결코 진보나 변화를 붙잡으려는 수구 세력이 아니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놓고 여야간에 시각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2일 원외지구당위원장 연찬회(경기 성남 새마을운동 중앙연수원)에서 이례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의 입장 발표는 정상회담에 대한 이총재의 태도가 지나치게 비판적이고 회의적이라는 일각의 지적에 대한 반론이었다. “혼란스럽지만 거역할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인 남북정상회담을 놓고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처음에는 고민했다. 그러나 이 현안을 역사적 좌표 안에서 살피는 것이 우리에게 떨어진 책무라고 생각했고 얼마 후 대체로 제1당으로서 위치를 잡았다”고 이총재는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남북정상회담을 지나치게 냉전적 시각으로 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우리는 변화를 붙잡는 세력이 아니다. 다만 단순히 사건을 따라가는 변수 세력이 아니라 나라를 이끌어 가는 제1당으로서의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며 남북문제에 있어 ‘야당의 역할론’을 적극적으로 내세웠다.

이총재는 또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취했던 자신의 기자회견을 두고 당내외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비판에 대해서는 ‘오해’ 탓으로 돌렸다. 그는 “간혹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 당내에서도 의견이 충분히 교류되지 않은 것 같다”며 “멀지 않은 시점에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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