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외국언론들 "北에 한복차림 행인 많다"

  • 입력 2000년 6월 13일 19시 17분


동아일보는 특약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의 인민일보를 비롯해 신화통신과 러시아의 이타르타스 통신의 평양주재 특파원, 그리고 평양주재 외국 소식통들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된 13일 평양 현지의 분위기를 취재했다. 외국 특파원과 소식통은 김정일국방위원장이 김대중대통령을 공항까지 나가 영접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좋은 회담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국방위원장이 김대통령을 마중하기 위해 순안공항에 나온다는 사실을 특종 보도한 중국 신화통신은 이후 평양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빠르게 타전했다.

신화통신은 김국방위원장과 김영남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공항에서 김대통령을 맞았으며 김국방위원장이 트랩 아래서 만면에 웃음을 띠며 김대통령과 악수를 나눴다고 남북 정상의 첫 만남 장면을 소개했다.

통신은 김대통령이 김국방위원장과 두 차례 회담하며 김영남상임위원장과도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전하고 정상회담을 통해 두 정상이 역사적인 ‘7·4남북공동성명’의 조국 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민족 화해와 단결, 교류 협력, 평화 통일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민일보와 외국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이 이날 오전 현재 김대통령의 평양 도착 장면을 TV로 보지는 못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도착 사실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 외국 소식통은 김국방위원장의 공항 영접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에는 최근 몇 년 동안 김대통령 급의 중요한 외빈이 방문한 적이 없지만 설사 방문했다고 하더라도 김국방위원장이 직접 공항에 나가 영접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평양에 있는 일부 국가의 외교관과 국제 기구 관계자 등 외국인들은 정상회담에 대해 남북 관계의 진전을 기대하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모두들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정상회담 개최 사실은 북한 언론을 통해 보도됐지만 의제가 무엇인지, 또 김대통령의 방북 일정이 어떤지는 보도되지 않았다”며 “따라서 남측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이산가족 문제 등에 대해 북측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아직 파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파원과 소식통들은 이날 평소에도 쾌적한 평양 거리가 더욱 깨끗하고 단정하게 정리됐다면서 아침 출근 시간부터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행인들이 길가에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날 평양의 날씨도 아주 쾌청해 올 들어 가장 좋은 날씨였다고 이들은 전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평양의 전력과 식량 사정이 많이 나아지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했다.

<베이징·워싱턴〓이종환·한기흥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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