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정상회담]양측 '포석읽기' 두뇌싸움 치열

  • 입력 2000년 5월 12일 19시 27분


막후에서 남북 정상회담의 전략 수립을 돕는 브레인들은 누구일까. 이들의 면면과 성향을 파악해 보는 것은 회담 내용과 결과를 미리 짚어볼 수 있는 단서가 된다.

○…남한측에서는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 임동원(林東源)국가정보원장, 황원탁(黃源卓)외교안보수석이 대표적인 브레인들이다.

73년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를 맡으면서 북한 연구에 뛰어든 박장관은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으로서 전략과 실무 절차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임원장은 자리 때문에 잘 나서지는 않지만 92년 남북고위급회담 대표를 지낸 경험을 살려 막후에서 기여하는 편. 황수석은 91년3월부터 95년9월까지 유엔군사령부 남북군사정전위원회 수석대표를 맡았을 만큼 북한측의 협상심리에 정통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성격이 조용하고 유연하며 합리적이라는 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인 이들은 회의 때도 소리나지 않게 중지를 모아낸다.

○…북한의 대표적인 ‘회담 일꾼’은 김용순(金容淳)아태평화위원장.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부장과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을 함께 맡고 있는 그는 대남 관계에 만 평생을 바쳐온 북한 최고의 서방통.

지난해 베이징(北京) 차관급회담을 성사시켰던 전금철(全今哲)조평통부위원장도 자타가 인정하는 대남 관계 전문가. 머리 회전이 빠르고 회담에선 언제나 현실과 명분을 적절히 조화시킬 줄 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군부의 경우 정상회담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일선에 나서지는 못하지만 군 최고의 실세이며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신임이 가장 두터운 조명록(趙明祿)군총정치국장도 막후에서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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