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日 3각조율 분주…고위급인사 잇단 교차방문

  • 입력 2000년 5월 1일 19시 08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미국 일본간 ‘3각 조율’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미국으로 출발한 반기문(潘基文)외교통상부차관은 1일 워싱턴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을 예방, 정상회담에 관한 한국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반차관은 7일에는 일본을 방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외상을 만날 예정이다. 이와 함께 3국 고위실무급의 정책협의체인 ‘3국 조정감독그룹(TCOG)’ 미국측 수석대표인 웬디 셔먼 미국무부 자문관이 이달 중순경 한국 중국 일본을 잇따라 방문한다.

한미일 고위급 인사가 한 자리에 모이지 않고 이처럼 상대 국가를 오가며 같은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같은 ‘교차방문’ 형식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3국이 한 자리에 앉는 데 대해 민감하게 반응할지도 모를 북한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반차관의 미일 방문과 셔먼 자문관의 한일 방문은 내용면에서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차관의 행보는 남북정상회담 비밀교섭과정에서 다소 소외된 듯한 미일 양국의 ‘서운함’을 달래기 위한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셔먼 자문관의 한일 방문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조율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관계자들은 “한미간에는 북측이 주한미군 철수문제를 제기할 경우 이에 대한 대응책과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대책이, 한일과 미일간에는 22일부터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북-일 수교협상이 현안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