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D-26]3당 득실계산 분주/"민국당이 안뜬다는데"

  • 입력 2000년 3월 17일 19시 09분


민국당이 초반 상승기세와는 달리 각종 여론조사에서 침체양상을 보이자 다른 당들은 이해득실을 계산하며 선거전략을 수정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민주당 ▼

민국당의 부진으로 원내 제1당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무너졌다며 비상이 걸렸다. 한 당직자는 “민국당이 한나라당 강세지역인 영남에서 10석 이상을 잠식하는 등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20석 이상을 차지하면 민주당이 제1당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수도권에서 한나라당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형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특히 영남지역에서 민국당 바람이 일 경우 한나라당 지지성향인 수도권의 영남출신 표의 분산으로 민주당 후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런 기대마저 무너지고 있다는 것. 민주당에서 민국당 창당으로 ‘DJ 대 반DJ’구도로 진행되던 선거양상이 ‘1여 3야’구도로 변화했으나 이를 적극 활용하지 못했다는 자성론까지 일고 있다. 즉 한나라당의 공천파동을 즐기기만 하다 거꾸로 손해를 볼 상황에 빠졌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수도권 접전지역에 자금지원 등을 집중해 승부수를 던진다는 전략이다.

▼ 한나라당 ▼

‘민국당 수렁’에서 탈출했다며 고무되는 분위기다. 민국당 바람의 진원지인 부산에서조차 민국당 공세 차단에 성공하고 있다는 게 한나라당의 자체 분석. 특히 민국당이 침체에 빠지면서 YS가 민국당 지지의사를 표명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나라당은 영남지역의 지지기반이 확고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수도권 공략에 당력을 집중키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17일 수도권 중진의원들과 필승대책회의를 갖고 “현 상황으로 가면 수도권에서도 압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집중 공천한 ‘386후보’들이 여당후보를 따돌렸거나 맹추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당지도부의 지원유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상승세를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의 표시다.

▼ 자민련 ▼

TK(대구 경북)지역에서 ‘반(反) 한나라당 반 이회창(李會昌)’표를 민국당과 나눠 갖게 될 것으로 걱정했으나 민국당 침체로 자민련 후보들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민국당 침체로 흔들리던 TK지역 후보들도 안정을 되찾았다는 것.

자민련은 그러나 민국당이 어느 정도 살아나야 영남지역에서의 한나라당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민국당에 대한 직접 공격은 자제한다는 전략이다.

<김차수기자> 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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