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권선거 공방]민주 "한나라 逆관권선거" 맞불

  • 입력 2000년 3월 13일 19시 25분


한나라당의 관권선거 주장에 대해 정부 여당은 13일 “상투적인 정치공세”라고 일축하면서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 특히 민주당은 “15대 총선 당시 집권 여당으로서 엄청난 금권 관권선거를 자행한 한나라당이 그런 주장을 할 자격이 있느냐”고 역공을 취했다.

김옥두(金玉斗)민주당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은 15대 총선에서 안기부와 검찰 경찰까지 동원해 관권선거를 자행했으나 민주당은 지금 그런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한나라당은 관권선거를 하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대라”고 주장했다. 김한길총선기획단장도 “한나라당의 주장대로라면 장관들이 선거 때 휴가를 가거나 태업를 해야 한다”며 “선거기간 중 국정을 공백상태로 놔둘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나라당이 관권선거를 했다고 주장한 행정자치부 등 해당부처 장관들도 한결같이 억울하다는 표정. 신임장관의 일상적인 업무파악이나 민생현장 방문 등을 관권선거로 몰아붙이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 이와 함께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역관권선거를 하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한 고위당직자는 “한나라당의 부산 지역 일부 의원들이 반상회 등을 이용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비난하고 있으며 영남의 일부 지역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들이 토호세력들과 결탁해 역관권선거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최근 마산지역에서 발생한 민주당원의 선관위 직원 폭행사건도 역관권선거의 연장선상에서 일어났다는 게 민주당측의 주장. 영남의 경우 여야가 뒤바뀐 상황을 의식한 선관위 직원들이 한나라당 후보들에게는 관대하고 민주당 후보들의 선거운동만 집요하게 추적하며 불법을 찾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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