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지역 민주당공천 반응]탈락자들 무소속 출마 움직임

  • 입력 2000년 2월 20일 23시 35분


민주당의 16대 총선 공천자가 발표된 직후인 18, 19일 호남지역 민심은 상당히 술렁거렸다. 민주당 공천에 대한 전반적인 여론은 비판적인 경향을 띠었으며 일부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 움직임도 본격화되는 분위기였다.

▼ 이재근씨등 "적극 환영" ▼

○…민주당 김상현(金相賢)고문이 18일 광주지역에서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래 그의 출마 여부가 관심사. 김고문이 출마 대상지역으로 꼽은 곳은 자신의 고향(전남 장성)과 인근의 광주 북갑, 북을, 그리고 김의원과 절친했던 고 신기하(辛基夏)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동구.

한 현지 언론사 간부는 “김고문에 대한 동정론도 있어서 장성 출신 주민들이 많은 북갑에서 김고문이 나오고 김고문과 가까운 이길재(李吉載)의원이 북을에 출마해 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재근(李載根·나주)전의원 등은 김고문이 출마하면 ‘무소속 연대’를 출범시켜 분위기를 띄울 수 있다며 적극 환영.

▼ "기존 정치인 일색" 비판 ▼

○…주민들은 시민단체의 낙천자명단에 오른 의원들이 재공천된데 대해 “실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광주 남구의 이모씨(50·택시기사)는 “낙천자명단에 오른 사람은 잘랐어야 했다”고 말했다.

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발은 당연히 거셌다. 광주 전남 정치개혁 시도민연대 등은 앞으로 공천철회운동과 함께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을 천명. 전북시민연대 등도 “공천(公薦)이 아니라 ‘사천(私薦)’”이라며 공천철회운동을 강력히 펴나가겠다고 가세.

민주당이 과거 야당시절만 생각해 지역민심과 동떨어진 후보를 공천한 데 대해서도 반발이 적지 않았다. 광주의 박모씨(44·회사간부)는 “가신들이 김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패거리 공천’을 했다”고 비판했다. 전북의 경우도 기존 정치인 위주로 공천이 이뤄진데 대해 도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비판적이었다.

광주지역의 한 정치권 인사는 “과거 선거 때 분위기가 안뜨면 DJ가 직접 내려와 지지를 호소, 위력을 보였는데 이번에는 김대통령이 그렇게 할 수 없으니 상황이 전 같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주=양기대·공종식기자> 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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