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훈 민주대표 "97년 大選때 이회창 지지발언" 구설수

  • 입력 2000년 1월 28일 19시 01분


서영훈(徐英勳)민주당대표가 97년 대선 때 한나라당의 이회창(李會昌)후보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당시 국민회의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은 사실이 있어 구설수가 무성하다.

대선 때 국민회의는 서대표가 그해 12월3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나라를 걱정하는 모임’에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 고문 자격으로 참석해 “대통령의 자질을 가장 잘 갖춘 이회창후보를 아무쪼록 전국민이 뽑아주십시오”라는 내용의 발언을 했다며 비난했던 일이 있었다.

당시 정동영(鄭東泳)국민회의대변인은 즉각(97년 12월5일) 성명을 내고 “정부 예산 10억원을 지원받고 공명선거 감시업무를 해야 할 공선협과 시민단체 대표들의 이런 언동은 국민 혈세에 대한 배반행위”라고 비난하고 서고문의 공선협 고문직 퇴진을 강력히 요구했었다.

그러나 서대표는 28일 “당시 자리를 함께 한 이회창후보에게 ‘훌륭한 지도자로 잘해주기 바란다’는 정도의 의례적인 인사말을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서대표는 또 “나는 아태재단에도 관여했고, 힐튼호텔 모임 1주일 전에 있었던 이희호(李姬鎬)여사의 출판기념회에도 참석하는 등 평소 김대중(金大中)후보 지지성향으로 알려져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다른 고위당직자도 “서대표는 93년 김대중총재가 영국으로 떠날 때도 ‘이 나라의 대통령감은 김대중씨밖에 없다’고 아쉬워했던 분”이라고 말했다. 난처해진 사람은 정대변인. 그러나 그는 이번에는 민주당 대변인으로서 “당시 대선 직전의 분위기 과열상태에서 전언(傳言)을 토대로 공선협을 비판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 사과했다”고 서대표를 옹호했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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