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총리 임명안 가결]野 10여명 찬성표 던진듯

  • 입력 2000년 1월 13일 20시 12분


국회는 13일 본회의를 열어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지명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표결 직후 여야는 신상발언을 통해 열띤 공방을 벌였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15분부터 박총리지명자에 대한 표결을 시작. 당초 한나라당은 본회의 표결에 앞서 자유발언을 하자고 주장했으나 여야 원내총무간 합의에 의해 표결 이후로 순서를 변경.

여야의원 279명이 참석한 표결 결과는 △찬성 174 △반대 100 △기권 3 △무효 2표. 정당별로는 △국민회의 96명 △자민련 54명 △한나라당 116명이었기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 중 10여명이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분석이 대두.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와병 중인 최형우(崔炯佑)의원 등과 의원직을 사퇴한 서상목(徐相穆)의원을 제외하더라도 의원 10여명이 표결에 불참했다”고 설명.

◆자민련의원들 덕담 물결

○…총리임명동의안이 가결되자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박태준국무총리에게 “찬성표가 많이 나왔다”면서 축하. 이한동(李漢東)총재권한대행을 비롯한 자민련 의원들도 박총리를 에워싸고 “총리님, 축하합니다”라고 덕담.

표결이 끝나자 김명예총재와 박총리는 밝은 표정으로 총리 이취임식에 참석차 곧바로 국회를 출발. 자민련은 이에 앞서 소속 의원 오찬간담회를 갖고 총리임명동의안 표결에 협조를 당부. 김명예총재는 “표결할 때 ‘가’자를 한자로 쓰다가 잘못 쓰면 무효표가 되니 가급적 한글로 써달라”고 당부.

○…본회의에 앞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박총리지명자에 대한 성토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총선을 앞두고 공동여당인 자민련 총재를 총리로 임명한 것은 선거중립 의지를 포기한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천명. 이총재는 이어 “여당이 이번 선거에서 금권 관권 선거를 치르면 길게 보아 치명적인 후회를 하게 될 것”이라며 “3·15부정선거가 어떤 결과를 가져왔느냐”고 반문.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도 “박총리지명자는 1998년 해운대-기장 보궐선거에서 금권 타락선거를 진두 지휘한 장본인”이라며 의원들의 반대 표결을 독려.

◆野 "공명선거의지 훼손"

○…여야는 본회의 표결 직후 정치적 공방을 계속. 한나라당 김영선(金映宣)의원은 “검찰의 편파수사와 이를 근간으로 한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은 야당을 죽이기 위한 ‘문화혁명식’ 음모가 깔려 있다”며 “또한 박총리 등장은 공명선거의지를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

이에 대해 자민련 김학원(金學元)의원은 “박총리는 우리나라 경제건설의 주역으로 야당의원의 주장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반박.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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