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회동 표정]DJ "공조도 중요" JP "대통령께 감사"

  • 입력 1999년 12월 22일 23시 39분


22일 국민회의와 자민련 의원의 청와대 송년만찬에 앞서 이뤄진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청와대 회동은 그동안 무성했던 합당논의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이날 DJP회동은 예정시간(30분)보다 5분이 넘어 끝났다.

회동 직후 김대통령과 함께 만찬장으로 향하던 김총리는 대기하고 있던 김용채(金鎔采)총리비서실장에게 단호한 어조로 합의사항을 구술했고 곧바로 이덕주(李德周)총리공보수석비서관을 통해 발표.

만찬에 참석했던 박준영(朴晙瑩)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뒤늦게 김대통령으로부터 내용을 전달받고 한시간쯤 뒤 공식발표.

○…이날 송년만찬장에서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원내총무는 원내보고를 통해 “선거법을 비롯한 주요 법안을 이번에 통과시킬 것이며 복합선거구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

김대통령은 김총리와의 회동결과를 상세히 설명한 뒤 “협력에는 합당 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조도 있다”며 합당무산 이후의 공조를 강조.

이어 김총리는 “유례없는 국정의 성공은 노심초사 국정을 이끌어온 대통령님의 지도력 덕분”이라며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모아 대통령께 전한다”고 칭송, 합당무산에 따라 불편해졌을지도 모를 김대통령의 심기에 적잖은 신경.

한편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은 이날 행사가 끝난 뒤 “합당 문제가 명확히 풀렸으니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지혜를 모아 연합공천을 추진해서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

○…청와대측은 이날 DJP회동 직전까지만 해도 대체로 “한번 만나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일이냐”며 합당논의 유보쪽으로 예측.

그러나 합당을 안하기로 합의했다는 결과가 발표되자 관계자들은 다소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도 “대통령께서 김총리측의 분위기를 전달받고 더이상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

총리실측도 “이렇게 명확한 결론이 나올 줄은 몰랐다”는 반응. 김총리의 한 측근은 “원래부터 김대통령이 합당쪽에 크게 마음을 두지 않았던 것 아니냐”고 언급.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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