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TK가 걱정된다"…당내 중진들 지역구 출마 꺼려

  • 입력 1999년 12월 12일 23시 48분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자세로 지역정서를 정면돌파하자.”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과 엄삼탁(嚴三鐸)부총재, 박정수(朴定洙) 권정달(權正達) 장영철(張永喆)의원, 김중권(金重權)전대통령비서실장 등 국민회의 TK(대구―경북)출신 인사들이 12일 만찬 모임을 갖고 이같이 결의를 다졌다.

그러나 이런 ‘결의’와 달리 이날 참석자들의 속마음은 편치만은 않은 듯했다.

한 참석자는 “최근 안동시의원 보선 결과 국민회의측 후보가 학력 경력 등 모든 면에서 야당 후보에 비해 월등히 앞섰는데도 3대7로 완패했다”며 모임에서 지역정서에 대해 이런 저런 걱정이 오갔다고 털어놓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민회의 TK인사 가운데 김중권전실장(울진 또는 청송―영덕) 엄부총재(대구 달성) 권정달의원(안동) 정도를 제외하고는 선뜻 지역구에 나서려고 하지 않는 게 현실.

여권 수뇌부로선 이같은 ‘출마회피’에 대해 여간 난감해 하는 게 아니다.

이때문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직접 출마 독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전실장에게 신당 부위원장을 맡도록 강권한 것이나 조은희(趙恩姬·여)전대통령문화관광비서관을 신당 부대변인으로 임명해 대구 중구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것도 이 지역 출신 중진들의 지역구 출마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수성(李壽成)평통수석부의장이 최근 신당 참여 결심을 굳혀가면서 TK 지역구 출마를 적극 고려하는 등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이부의장은 이날 모임에는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주변에선 비례대표를 권유하고 있고, 본인은 칠곡 출마에 상당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