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문건 파문]與, 이종찬 ‘버리는 카드’로 쓸까

  • 입력 1999년 11월 2일 23시 29분


국민회의 이종찬 부총재가 정치적 기로(岐路)에 선 것일까.

2일 여권 관계자들은 ‘이부총재의 좌초’ 가능성을 언급했고, 국가정보원은 ‘국정원의 양해’를 얻어 기밀문서를 반출해 나왔다는 이부총재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렇다면 이부총재는 어떻게 될까. ‘언론대책문건’ 파동으로 이미 크게 상처를 입은 그가 정치적으로 실각(失脚)하고 마는 것일까.

국민회의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이날 이부총재의 문서 반출문제를 논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마디로 “그것은 이부총재 개인의 일일 뿐 당은 관심이 없다”고 말해 이부총재에 대한 여권의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일각에서는 ‘불법반출’로 판명될 경우 사법처리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튼 여권은 이부총재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스스로 당직을 사퇴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는 모습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동교동계를 중심으로 한 여권 내 구(舊)주류들이 ‘이부총재 밀어내기’ 차원에서 실각론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징후는 감지되지 않는다.

한편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개인 차원의 일로 당과는 분리시킨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면서 “이부총재의 여권 내 위치나 대선 때의 역할에 비추어 검찰수사 결과 등 상황을 예의주시한 뒤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게 청와대 내 기류의 대세”라고 말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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