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페인트 테러사건’의 주범 박의정씨의 대공혐의점이 제기됐다”며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그동안 YS측이 “한나라당의 ‘페인트 테러사건’ 진상규명 의지가 부족하다”며 섭섭해했던 점에 비춰볼 때 이날 성명은 다분히 YS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5일 민주계와 초 재선의원 모임의 ‘화해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측도 YS 직격(直擊)에 대한 당내 파장이 의외로 커지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총재가 민주계 모임 직후 이 모임을 주재한 김명윤(金命潤)의원을 불러 “민주산악회(민산)의 정치세력화를 우려하지만 YS측과 결별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달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총재는 6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3김정치’ 청산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당직자들은 ‘3김정치’ 청산이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3김정치 청산’을 계속 밀고 나가되 YS와의 관계는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총재측 전략이다.
그러면서 이총재측은 기본적으로 “어차피 이회창과 YS는 물과 기름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대 격전이 불가피하다”며 힘을 비축해나갈 것 같다.
YS측 역시 9월초 민산출범 등반대회 개최를 계획하는 등 독자세력화를 추진 중이어서 양측의 ‘2라운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