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YS 갈등, 일단 소강국면

  • 입력 1999년 8월 6일 19시 31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YS측의 싸움이 일단 소강국면에 접어든 분위기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6일 YS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자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페인트 테러사건’의 주범 박의정씨의 대공혐의점이 제기됐다”며 이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그동안 YS측이 “한나라당의 ‘페인트 테러사건’ 진상규명 의지가 부족하다”며 섭섭해했던 점에 비춰볼 때 이날 성명은 다분히 YS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5일 민주계와 초 재선의원 모임의 ‘화해 요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측도 YS 직격(直擊)에 대한 당내 파장이 의외로 커지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총재가 민주계 모임 직후 이 모임을 주재한 김명윤(金命潤)의원을 불러 “민주산악회(민산)의 정치세력화를 우려하지만 YS측과 결별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달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이총재는 6일 확대당직자회의에서 “‘3김정치’ 청산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당직자들은 ‘3김정치’ 청산이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3김정치 청산’을 계속 밀고 나가되 YS와의 관계는 완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총재측 전략이다.

그러면서 이총재측은 기본적으로 “어차피 이회창과 YS는 물과 기름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일대 격전이 불가피하다”며 힘을 비축해나갈 것 같다.

YS측 역시 9월초 민산출범 등반대회 개최를 계획하는 등 독자세력화를 추진 중이어서 양측의 ‘2라운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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