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의원 부총재직 사퇴…탈당도 불사

  • 입력 1999년 6월 21일 23시 18분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의원이 21일 아버지인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에 대한 당의 입장이 불분명한데 항의하며 부총재직을 사퇴했다.

박의원은 이날 비서진을 통해 부총재직 사퇴서를 이회창(李會昌)총재에게 제출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정희기념관 건립 및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박전대통령 비난 발언에 대한 당의 입장을 명확히 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회신이 없어 부총재직을 사퇴키로 했다”고 밝혔다.

박의원은 향후 거취와 탈당여부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평의원으로 남겠지만 당이 계속 이런 입장을 고수할 경우 탈당도 검토할 수 있다”며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이총재는 박의원의 부총재직 사퇴서를 즉각 반려했지만 박의원은 사퇴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박의원은 여권 영입설에 대해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 나는 야당을 하고 싶지만 무소속도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런 박의원의 행동이 여당 입당수순으로 비쳐지면서 한나라당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마땅한 수습책이 없다는 게 당지도부의 고민. 신경식(辛卿植)사무총장은 “지금 와서 당차원에서 박전대통령에 관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얘기하기 어렵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원재기자〉wj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