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철정책위의장 변신…「소리없는 정책조율」주력

  • 입력 1999년 5월 13일 19시 56분


국민회의 장영철(張永喆)정책위의장의 별명은 ‘용각산 의장’이다. ‘흔들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 용각산’처럼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것을 빗대어 의장 취임후 붙인 별명이다.

3월 김원길(金元吉)전의장이 국민연금연기발언 파문으로 물러난 뒤 정책위의장에 임명된 그는 그동안 정책위를 철저히 당정간 정책혼선 방지에 초점을 맞춰 운영해왔다.

이같은 기조에 따라 그동안 가동해왔던 정책기획단도 ‘정부와 정책조율이 끝나기 전에 발표돼 정책혼선만 야기한다’는 지적을 받고 활동을 중지했다.

또 정책위 기능도 당의 독자적인 정책개발보다는 정부와 ‘소리나지 않는’ 정책조율에 주력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같은 방침 때문에 장의장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당정간 정책혼선을 잠재우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정책위가 지나치게 조용해지자 당 일각에서는 “여당 정책위가 너무 무기력하다. 개혁색채가 없고 정부정책을 무사통과시키는 역할만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

이같은 불만이 점차 증폭될 조짐을 보이자 장의장은 최근 한국노총을 시작으로 경총 전경련 등을 방문해 현장 목소리를 듣는 등 정책책임자로서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또 12일에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민복지기본선 정책기획단’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장의장의 움직임이 훌륭한 정책대안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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