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黨체제 개편 한달]김정길수석 『답답』

  • 입력 1999년 5월 13일 19시 45분


“대통령수석비서관이 ‘감출 비(秘)’자 비서면 아무 것도 하지 말라는 말입니까.”

김정길(金正吉)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12일 국가조찬기도회장에서 만난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총재권한대행의 비서실장인 김경재(金景梓)의원에게 이렇게 볼멘소리를 했다. 김대행이 전날 “‘감출 비’자 비서가 왜 당의 일에 이러쿵 저러쿵 하느냐”고 힐난한 데 대한 항변이었다.

하루에도 몇차례씩 기자들이 찾아와 정국상황을 묻는데 정무수석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 수야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김의원이야 김수석이 ‘호형(呼兄)’하는 사이니까 이 정도 하소연이라도 털어놨지 요즘 국민회의엔 김수석의 ‘대화파트너’가 없다. 정무수석은 직책상 총재권한대행 사무총장 원내총무와 긴밀한 ‘핫라인’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자리. 하지만 손세일(孫世一)원내총무는 취임하자마자 “할 말이 있으면 김대행을 통해 하라”고 일격을 날렸고 정균환(鄭均桓)사무총장과도 대화가 충분하다고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더구나 김대행까지 공개적인 ‘경고장’를 던지자 김수석은 한마디로 ‘김심(金心)’전달창구로서의 할 일이 없어져버려 결국 12일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이 국민회의를 찾는 일이 벌어졌다.

김수석도 김대행이 ‘전당대회 연기검토’발언의 진원지로 자신을 지목하자 항의전화를 할 만큼 심사가 뒤틀려있어 ‘감출 비’파문이 해프닝만으로 끝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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