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장외대결…영남이 달아오른다

  • 입력 1999년 1월 21일 19시 30분


여야가 영남에서 맞붙는다.

국민회의가 21, 22일 잇따라 경북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동진(東進)정책’의 시동을 거는 반면 한나라당은 24일 마산에서 대규모 장외집회를 강행한다.

여야의 이같은 ‘영남 장외대결’은 지역감정문제와 얽히면서 “정치권이 지역정서를 정쟁의 볼모로 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여론을 낳고 있다.여권국민회의는 21일 오후 칠곡군민회관에서 군위―칠곡지구당개편대회를 열어 장영철(張永喆)의원을 새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대회에는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과 이만섭(李萬燮)상임고문 등 당지도부가 대거 참석했다.

특히 이날 대회에는 칠곡이 고향인 이수성(李壽成)민주평통수석부위원장이 개인자격으로 참석해 치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국민회의는 22일에는 안동에서 경북도지부개편대회를 열고 TK(대구 경북)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이날 대회에는 지난해 연말 귀국한 권노갑(權魯甲)전부총재가 전도지부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해 귀국후 첫 공식일정을 갖는다.

국민회의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전당대회전 전국정당화를 목표로 한 영남의원 영입 등 지지기반 확산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21일 오전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주재로 국정협의회을 열어 한나라당이 마산집회를 앞두고 지역감정을 선동하고 유언비어를 유포하고 있다며 이에 적극 대응키로 했다. 이를 위해 지역감정선동자에 대한 고발검토와 함께 김총리가 곧 영남지역을 방문해 진화작업에 나서기로 했다.한나라당‘안기부 불법정치사찰’과 여당 단독 경제청문회에 대한 ‘맞불작전’으로 벌이고 있는 잇단 장외투쟁의 승부를 24일 마산집회에 걸겠다는 복안이다.

집회 이름을 ‘김대중(金大中)정권 정치사찰 및 지역민생파탄 규탄대회’로 정한 것도 정치적 문제 뿐만 아니라 지역기업 연쇄부도, 실업자 폭증 등 현 정부의 경제실정을 부각시켜 이 지역 시민들의 호응을 극대화한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한나라당 경남도지부는 가두방송과 전단배포, 각 노조를 대상으로 한 행사참석 협조요청 등 조직적인 인원동원작업에 들어갔다. 한 관계자는 “정치적 의미가 큰 행사이므로 최소 1만5천∼2만명이 참석하도록 조직을 풀가동중”이라고 말했다.한편 ‘마산집회가 지역감정을 조장한다’는 여권의 비난에 대해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정치사찰과 독단적 정국운영의 실상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내주에는 경북 구미집회를 계획중이다.

〈최영묵·문 철기자〉moo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