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국방해임안 부결]충격의 同數…미묘해진 3당관계

  • 입력 1998년 12월 21일 19시 34분


21일 국회본회의에서 천용택(千容宅)국방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이 부결됨으로써 한동안 여야간 신경전의 구실을 제공했던 현안중 하나가 매듭지어졌다.

이번 해임안 표결결과로 당장 정국흐름을 뒤바꾸는 결정적인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표결결과와 이를 전후한 정가의 움직임들은 향후 정국의 풍향과 관련해 몇가지 중요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두 여당간 관계가 심상치 않을 것임을 예고해준다. 기대에 훨씬 미달하는 1백35석의 부표(否票)는 자민련의원중 일부가 반기를 들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찬반동수’라는 표의 분포는 여권이 과반수확보에 실패했음을 뜻한다. 앞으로 교원정년단축 교원노조허용 등 양당이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사안의 경우 국회에서 여당단독처리를 보장할 수 없을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여권, 특히 국민회의로서는 심각한 타격이자 적잖이 곤혹스러운 대목이다.

이는 자민련을 ‘우당(友黨)’으로만 여길 수는 없다는 국민회의의 경계심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회의의 야당의원 영입작업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에 따라 내각제를 놓고 표출되기 시작한 양당의 감정대립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상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둘째는 여야관계의 변화가능성이다.

이날 표결결과는 한나라당의 결속도가 최소한 여권보다는 강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주류 비주류간 갈등으로 이탈표가 나올 것을 우려했던 한나라당 지도부로서는 안도할 만한 일이다. 동시에 자신감을 토대로 공동여당의 균열을 파고드는 강도높은 대여(對與)공세를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른바 ‘총풍(銃風)’ ‘세풍(稅風)’사건 등으로 인해 궁지에 몰리고 있는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를 반격의 기회로 활용하려 할 것이다.

결국 천장관해임건의안의 처리결과는 임시국회현안 등을 둘러싼 3당간의 함수관계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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