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국방 해임안처리」 3당표정]

  • 입력 1998년 12월 21일 19시 34분


21일 국회 본회의의 천용택(千容宅)국방장관 해임 건의안 표결은 별다른 소란이나 마찰없이 일사천리로 진행됐으며 여야는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어 전의를 다졌다.

○…본회의에서 한나라당 김형오(金炯旿)의원은 천장관 해임 건의안 제안설명을 통해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면 북한에 대해 오판을 하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우리 군에 대해서도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확립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면서 가결을 주장.

또 “빅딜문제에 대해 소신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배순훈(裵洵勳)정보통신부장관은 해임하면서 이론이 있을 수 없는 국방문제에 대해서는 하염없이 관대한 이유가 뭐냐”고 추궁.

30분간의 투표 후 박준규(朴浚圭)의장은 덤덤한 표정으로 2백72명 투표에 △찬성 1백35표 △반대 1백35표 △기권 1표 △무효 1표라고 표결결과를 발표하고 부결처리를 선언. 야당의석에서는 “가부동수니 재투표하자”는 농담이 나오기도.

○…국민회의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은 오찬을 겸한 의원총회에서 “해임건의안 처리는 사실상 일사부재의 원칙에 위배되지만 안건이 상정된 만큼 일사불란하게 압도적으로 부결 처리하자”고 독려.

한화갑(韓和甲)총무도 “표결에 반드시 ‘부’를 표기해달라”고 당부하고 “이번 임시국회에서는 민생법안을 처리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

○…자민련은 당초 천장관 해임에 긍정적 여론이 많았으나 20일 지도부가 해임결의안 부결 방침을 공식 확인하고 의원들을 일일이 설득.

박태준(朴泰俊)총재는 21일 오찬을 겸한 의원총회에서 “공동여당이 그동안 괄목하게 국정을 이끌어왔는데 이번에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도 “내년에 중요한 정치일정이 있으니 국민회의와 자민련 사이에 사소한 문제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표결에 임해달라”고 촉구.

○…한나라당은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들을 상임위별로 앉혀 일일이 참석여부를 점검하며 천장관 해임건의안 관철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이날 모친상중인 백승홍(白承弘)의원이 대구에서 급거 귀경, 참석해 동료의원들로부터 위로와 격려를 받았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은 단순히 국무위원 한 사람에 대한 해임 문제가 아니라 오만방자한 정권에 국회 입법권이 갖는 권위와 자존심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일치단결을 호소.

이에 앞서 이규택(李揆澤)수석부총무는 서울구치소장에게 전화를 걸어 “구속수감중인 이신행(李信行)의원이 국회로 와서 표결을 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전례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하기도.

〈이원재·공종식기자〉w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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