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햇볕」 그냥 둬도되나? 거둬야하나?

입력 1998-11-22 19:46수정 2009-09-24 19:0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여야 3당이 북한 금창리지하시설의 핵관련의혹과 한미(韓美)정상회담으로 부각된 현정부의 대북(對北)정책에 대해 각기 다른 평가를 내려 안보관련 이견과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특히 공동여당인 자민련이 한나라당과 거의 같은 목소리로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 두 여당간 불협화음이 ‘위험수위’에 달해 여권내 입장조율이 시급한 실정이다.

국민회의는 북한의 핵관련 시설 의혹에도 불구하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햇볕정책’이 최선의 정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한미정상회담에서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대북포용정책을 지지했을 뿐만 아니라 찰스 카트먼 한반도평화회담특사가 북핵관련발언을 수정한 사실이 그 정당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새정부의 대북정책이 국내는 물론 동맹국 미국으로부터도 전폭적 지원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칫 동요하기 쉬운 한반도정세를 안정시켰다”고 평가했다.

다만 북핵의혹대두 및 서해안 간첩선출몰 사건 등에서 볼 수 있듯 대북문제의 불가측성이 포용정책의 지속적 추진에 장애물로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에 비해 자민련은 포용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방향수정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미영(李美瑛)부대변인은 대북정책논평에서 “금강산 관광선이 출항하는 사이 서해에서 무장간첩선이 출현하는 이중적 양상을 보며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당직자들도 “정부가 햇볕정책을 고수하려고 북한의 핵실상을 축소하는데 급급하고 있다”는 등 정부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나아가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김대통령의 독자적 드라이브가 미국측의 반발을 불렀다”며 한미간 안보공조에 이상이 없다는 정부와 국민회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두 여당의 이같은 대립은 근본적인 색깔차이 뿐만 아니라 ‘내각제균열’로 증폭되고 있는 감정싸움에서 비롯된 측면도 강해 그 심각성을 더해준다.

한나라당은 북핵의혹과 간첩선출몰사건 등이 햇볕정책의 허점을 명확하게 드러냈다고 보고 당분간 대여(對與)안보공세에 치중할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23일 이회창(李會昌)총재주재로 긴급안보대책회의를 열기로 한데 이어 당내에 안보관련비상기구를 설치키로 했다.

특히 햇볕정책의 첫 가시적 성과로 평가되는 금강산 관광선이 북한을 향하자마자 서해로 간첩선이 내려온 것은 햇볕정책의 ‘무용론’을 단적으로 입증하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또 간첩선 침투사실이 대통령에게 즉각 보고되지 않았고 김대통령 역시 “너무 예민하게 대응해서는 안된다”고 밝힌 것은 현정부의 안보불감증이 심각한 상황에 이른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구범회(具凡會)부대변인은 22일 “남쪽의 ‘햇볕’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북쪽의 완고한 의지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햇볕정책은 아까운 국력만 낭비하는 일”이라며 대북정책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최영묵·김정훈기자〉moo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