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국감]여야 「稅風공방」 국감서 2라운드

  • 입력 1998년 10월 25일 19시 29분


국회 재정경제위의 26일 국세청에 대한 국정감사가 ‘국세청 불법대선자금 모금사건’을 둘러싼 여야간 치열한 공방으로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여야는 국감전날인 25일 이번 사건으로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돼 있는 재경위 소속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의 국감 참여여부를 놓고 예비전을 벌였다. 그러나 예비전은 서의원의 국감 불참 표명으로 다소 싱겁게 끝났다.

국민회의 안연길(安然吉)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세금도둑질을 한 장본인이 자신이 문란하게 만든 세정(稅政)에 대한 감사를 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서의원은 일단 국세청 국감에 참석해 이번 사건과 관련, “국세청 모금사건은 이석희(李碩熙)전국세청차장이 개인적으로 도와주려고 한 행동이며 국세청을 동원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표명한 뒤 국감장을 떠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서의원이 퇴장한 뒤 벌어질 국세청에 대한 본격적인 국감은 여야의원들의 설전으로 파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여당은 국세청 모금사건의 부도덕적인 측면을 부각시키면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사과를 거듭 촉구한다는 전략이다.

국민회의 간사인 박정훈(朴正勳)의원은 “국회의원 한사람이 개입, 국세청을 동원한 선거자금 모으기가 가능하겠느냐”면서 “국세청장을 상대로 이 사건의 배후와 자의적인 국세행정의 문제점 등을 집중추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국세청 대선자금 모금사건이 ‘일부 간부들의 자발적인 행위’에 의한 것이라며 여당의 공세를 적극 차단키로 했다.

한나라당 간사인 나오연(羅午淵)의원은 “한나라당의 어느 누구도 국세청에 선거자금을 모아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으며 이전차장이 자발적으로 한 사건임을 강조할 것”이라며 여당의 지나친 정치공세를 묵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나라당은 다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국세청의 대선자금 모금사건이 잘못된 일로서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된다는 점도 강조키로 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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