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법무회견/여야 반응]野『무슨 소리』-與『귀 번쩍』

  • 입력 1998년 10월 21일 19시 30분


“현재까지 한나라당 고위층이 판문점 총격요청사건에 관련돼 있다는 증거는 없다”는 박상천(朴相千)법무부장관의 20일 외신기자클럽 회견내용이 정치권에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국민회의 등 여권은 “이회성(李會晟)씨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지켜보자”는 쪽인 반면 한나라당은 당장 “총격요청사건이 한나라당은 물론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무관하다는 한나라당의 입장을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여야간 평가가 엇갈리고 있지만 박장관의 발언 이후 여권에서는 이총재의 동생 회성씨에 대한 처리여부를 놓고 몇가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첫째는 회성씨에 대한 ‘사법처리 불가론’. 너무나 민감한 사안인 만큼 정치적 고려가 앞설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시각이다.

둘째는 회성씨에 대한 ‘사법처리 연기론’.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국정감사를 눈앞에 둔 시점에서 회성씨를 사법처리하는 것은 너무 부담스런 일”이라고 말했다. 우선은 정기국회를 무사히 치른 후 보강수사를 통해 회성씨에 대한 추가조사를 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셋째는 회성씨에 대한 혐의내용이 결국 확인되지 않았을 경우다. 그동안 자신했던 수사기관의 물증이 ‘함량미달’이었음을 자인하는 셈이다. 이 경우 이총재를 집중 공격했던 여권이 되받아야할 부담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장관의 발언 이후 회성씨에 대한 사법처리 부분이 상당히 약화되자 한나라당은 판문점 총격요청사건 연루의혹에서 벗어나게 됐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안상수(安商守)대변인은 “박장관의 발언은 총격요청사건이 한나라당은 물론 이총재와도 전혀 무관하다는 우리의 일관된 입장을 명백히 확인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당직자도 “현정권이 언론조작을 획책하면서 이총재를 지칭해 망언과 극언을 서슴지 않아온 비열한 작태가 허구에 찬 중상모략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현정권은 피의자들에 대한 가혹행위와 공작정치를 자행한데 대해 뼈아픈 반성과 함께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차수·윤영찬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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