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김영삼『어색한 만남』…작년 11월이후 처음

  • 입력 1998년 9월 9일 19시 20분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9일 김영삼(金泳三) 노태우(盧泰愚)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을 각각 자택으로 예방했다.

특히 이날 이총재와 김전대통령의 만남은 대통령선거 직전인 지난해 11월 당시 신한국당총재였던 이총재가 김전대통령의 탈당을 요구, 관계가 소원해진후 처음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또한 이총재가 최근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사정공세’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반면 김대통령과 김전대통령의 관계는 해빙국면을 맞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시점이어서 더욱 그랬다.

두사람은 먼저 날씨를 화제로 2분가량 선문답에 가까운 대화를 나눴다. “날씨가 좋아졌는데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다.”(김전대통령) “아침에는 선선하다.”(이총재)

이들은 이어 배석자를 물리치고 30분간 독대했다. 이총재는 밀담후 내용이 무엇이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 정국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그 점에 대해 말을 나눴다”고만 말했다.

총재를 수행한 안상수(安商守)대변인은 “두분이 대화내용을 공개치 않기로 약속했지만 사정정국에 관해 광범위한 의견교환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내에는 “구원(舊怨)이 있는 두사람의 얘기가 잘 됐겠느냐”며 회동에 그다지 무게를 두지 않는 분위기도 있다.

한편 이총재는 전, 노전대통령과는 배석자가 낀 가운데 각각 25분과 10여분가량 환담을 나눴다. 두 전대통령은 “강공일변도보다는 서로 대화의 길을 찾을 수 있다면 좋지 않겠나”(전전대통령) “정치인들이 서로 헐뜯고 싸우는 모습은 제발 그만뒀으면 좋겠다”(노전대통령)며 ‘여야 대화’를 주문했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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