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미사일 파문]한국 『경수로등 對北경협 지속』

  • 입력 1998년 9월 2일 19시 58분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로 동북아시아가 미사일 위기에 빠졌다. 일본이 잇따라 대북 제재조치를 취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반면 한국과 미국 행정부는 차분한 분위기다. 다만 이번 위기의 해소여부는 북한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한국 정부는 ‘안보와 협력의 병행’이라는 원칙에 입각해 대응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번 사건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안정을 크게 위협하는 만큼 북한이 더 이상 도발 행위를 못하도록 국제공조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되 대북 화해 협력은 일관되게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내심으로는 이번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되지 않도록 하는데 더 신경쓰는 눈치다. 고위당국자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일본을 겨냥한 것이므로 우리가 먼저 나서서 문제를 삼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북한의 남침위협이 상존하는 현실에 비춰 볼 때 이번 미사일 발사가 새삼스럽게 새로운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정부는 북한 잠수정과 무장간첩이 잇달아 영해를 침범했을 때도 잠시 완급을 조절했을 뿐 금강산관광사업 등 예정된 경협을 계속 추진토록 했었다.

정부는 같은 맥락에서 한미일(韓美日)이 주도하는 대북경수로사업도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고 진척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본과 미국이 대북 강경대응을 요구할 경우 어느 선까지는 공동보조를 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공조의 수위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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