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선자금 모금수법]『세금깎아준 만큼 돈내라』

입력 1998-09-01 19:34수정 2009-09-25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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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대선자금 모금수법은 전체적으로 보면 5,6공 정권의 ‘복사판’이라고 할 수 있다.

기업의 ‘목줄’을 죄고 있는 국세청과 안기부를 이용해 납세자인 기업에서 수십억∼수백억원을 끌어모아 선거자금으로 활용한 구조가 똑같기 때문이다.

다른 점은 서로 역할을 분담했다는 것. 국세청은 민간기업을, 안기부는 공기업을 담당하는 등 철저히 ‘분업’을 했다.

구체적인 모금방법도 약간 다르다. 이번 사건에서는 국세청장 등이 일방적으로 돈을 달라고 하는 대신 세금을 깎아주고 깎아준 만큼의 돈을 선거자금으로 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세무사찰이라는 ‘무기’가 동원됐음은 물론이다.모금된 돈은 별도의 ‘심부름꾼’을 통해 한나라당 서상목(徐相穆)의원 등에게 전달됐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공기업에 대해서는 권영해(權寧海)안기부장―원구연단장 라인이 직접 개입해 기업 실무자가 선거자금을 당시 한나라당 김태호(金泰鎬)사무총장에게 전달하도록 했다. 현재까지 검찰이 밝혀낸 액수는 한국통신과 한국중공업에서 6억∼7억원 정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처벌문제도 이전과는 다르다.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한나라당의 대선자금을 뇌물로 보지 않고 대신 지난해 11월14일 개정된 정치자금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따라서 서의원과 김의원 등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벌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형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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