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회의장 자유투표」 고민…黨내외 미묘한 갈등

  • 입력 1998년 7월 20일 19시 33분


여권 수뇌부가 15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을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선출키로 의견을 모았지만 국회 정상화는 여전히 산 너머 산이다.

여야 3당 원내총무들은 20일 비공식 회동을 추진했으나 회동 자체가 무산됐다. 자민련 구천서(具天書)원내총무가 만나자고 제의,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총무는 동의했으나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가 “지금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며 피했기 때문.

한총무는 대신 이날 기자들에게 “한나라당이 24일 임시국회를 단독소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절대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목적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신행(李信行)의원의 구속 저지에 있는데 여기에 협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민련의 태도는 다르다. 국회의장 자유투표와 총리임명동의안 처리문제가 연계될 수밖에 없어 사전 협의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자민련은 특히 의장 투표에서 여권 후보인 자민련 박준규(朴浚圭)최고고문이 당선될 경우 곧이어 진행될 총리임명동의안 찬반투표에서 한나라당이 일제히 부표를 던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자민련 내부에서는 “차라리 의장 선출 때 한나라당 후보를 밀어 차제에 총리서리 꼬리를 떼야 한다”는 주장이 심심치않게 나오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은 24일 총무회담을 열어 다음주중 국회의장단을 선출하자는 주장이지만 아직 당내 의장후보 선출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하총무는 본선에서의 이탈표 방지를 위해 총재단회의에서 후보를 정하자는 입장을 밝혔으나 오세응(吳世應)전국회부의장과 신상우(辛相佑)부총재 등 의장후보들이 결과에 동의할지 미지수다. 또 최근 당내 일부에서 이중재(李重載)의원을 후보로 거론하는 등 의장후보를 둘러싼 당내 기류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경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송인수·김정훈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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