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밑으로부터 공천할터』…시도지부 추천 존중

입력 1998-01-21 20:15수정 2009-09-25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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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3월말 실시되는 부산 서구, 경북 의성과 문경―예천 재선거 및 보궐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정치실험’ 방안을 모색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김태호(金泰鎬)사무총장은 21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3개 재 보궐선거에 나설 당 후보를 과거 중앙당에서 지명하던 것과는 달리 ‘상향식’으로 선출하게 될 것”이라며 “5월 지방선거의 광역단체장 후보결정도 이 방식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총장이 거론한 ‘상향식’ 후보결정 방식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분명치 않다. 또 최종 당론으로 결정된 단계도 아니다. 그러나 현재 제기되는 방식은 시도지부에서 3월 재 보궐선거에 나설 후보를 공모해 공천심사위의 심사에서 1,2위를 받은 사람을 중앙당에 추천하면 중대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1위득점자를 중앙당이 최종 공천한다는 것. 즉 중앙당의 공천권 행사를 형식상으로는 포기하지 않되 시도지부와 일반당원들의 선택권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제한적’ 상향식 공천제로 볼 수 있다. 김사무총장은 “시도지부에서 득표력 등을 기준으로 1,2위득점자(혹은 단일후보)를 추천하면 중앙당에서 객관적인 방법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토대로 후보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튼 지금까지 여야를 가릴 것 없이 국회의원 입후보자 등 주요 선거직 공천자를 중앙당, 더 정확하게는 당총재의 의중에 따라 ‘하향식’으로 결정해온 것에 비하면 이같은 공천방식은 획기적인 ‘정치실험’으로 평가할 만한 일임에 분명하다. 한나라당이 내세우는 표면적 이유는 ‘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건전야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라는 것. 그러나 그 이면에는 현재 당이 처한 속사정도 적지 않게 작용한 듯하다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당총재가 지녔던 ‘카리스마적 권위’가 사라지는 등 당의 구심점이 유실(流失)된 상태인데다 민주당과의 합당에 따른 집안사정도 감안한 궁여지책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벌써부터 재 보궐선거는 몰라도 광역단체장 후보공천이 이 방식으로 진행될는지 의문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영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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