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후보 경제처방」本報 서면인터뷰]

  • 입력 1997년 12월 15일 19시 57분


《 「IMF한파(寒波)」로 민심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진행된 이번 대선전은 「경제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경제문제가 다른 모든 대선쟁점을 압도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 국민신당 이인제(李仁濟)후보 등 유력 세 후보는 모두 「경제대통령론」을 내세우며 자신만이 빈사직전에 빠진 한국경제를 다시 일으킬 「경제명의(名醫)」임을 자임했다. 동아일보사는 지난 1일과 7일, 14일 세 차례에 걸쳐 실시된 3당후보초청 TV합동토론회가 정책대결보다는 정략적인 공방으로 이어져 세 후보가 갖고 있는 경제위기 해결능력을 유권자에게 명확히 전달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면인터뷰를 실시,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세 후보의 입장을 알아봤다.》 ▼서면인터뷰 문항▼ ①당선되면 난국 극복을 위해 낙선후보들에게 협조를 구할 용의가 있는가. ②집권 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하에서 생활고를 겪는 국민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 ③가뜩이나 어려운 나라 형편에서 경제구조조정을 위한 막대한 세원을 어떻게 확보할 계획인가. ④봉급생활자들의 세부담을 덜어줄 대책은…. ⑤서민들의 실직공포를 달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책은…. ⑥부실금융기관 폐쇄여부를 둘러싼 IMF와의 마찰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⑦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을 더욱 어렵게 하는 부동산 값 급락 대책은…. ⑧IMF 관리체제하에서 경제정책과 관련한 차기 정권의 자율성이 극히 제한받을 것으로 보이는 데 경제주권을 지킬 대책은…. ⑨「관료망국론」이 다시 나오는 실정이다. 집권 후 정부조직개편 구상을 가지고 있나. ⑩재벌에 대한 국민의 시선도 따가운데 소유구조를 그대로 용인할 것인가. ⑪경제파탄의 책임소재를 가려내 책임을 물을 생각인가. ⑫외국기업과 자본의 적극적인 국내유치에 대한 견해는…. ⑬남북관계가 긴장되면 남북경협을 중단해야 하는가, 아니면 개의치 않고 계속 추진해야 하는가. ⑭농산물유통구조의 개선책은…. ⑮그린벨트문제 해결을 위한 복안은…. ▼이회창 후보▼ (1)당선되면 낙선후보들과 적극 협력, 경제난국을 타개해나가겠다. 당면한 외환 금융위기 타개와 국제통화기금(IMF)협약 준수에 필요한 입법조치를 위해 양당과 협의해 국회를 소집하겠다. 또 전문가들로 「경제위기관리팀」을 구성, 현 정부 경제팀과 함께 경제정책을 협의하겠다. (2)현재의 경제실상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고 충분하게 알리고 이해를 구하겠다. 정부의 씀씀이부터 줄여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 (3)인건비 동결, 경상사업비 절감, 우선순위가 낮은 투자사업의 연기, 시급성이 떨어지는 신규사업의 일시 보류, 축제성 대외과시용 국제행사의 억제 등 불요불급한 세출을 줄여야 한다. 세원확보를 위해서는 탈루세원 포착을 강화하고 조세감면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4)봉급생활자의 세부담 경감을 위해 근로소득세 등의 공제한도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세수의 투명성 제고,부가가치세제 개선, 비과세 감면대상 축소 등의 제도적 보완과 함께 기장(記帳) 및 신용카드 사용을 확대, 근거과세의 정착을 유도할 생각이다. (5)「노사신협약」을 체결, 감원을 최소화해야 한다. 2조원 규모의 실업대책 특별기금을 조성하고 「임금채권보장기금」을 설치, 실직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지원하겠다. (6)금융기관의 폐쇄여부는 정부가 재량으로 결정할 게 아니라 엄격한 기준을 정한 다음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부의 지원보다 금융기관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부실은행의 폐쇄는 어디까지나 금융제도의 안정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7)부동산값의 급락은 일본의 사례를 보아도 경제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인위적인 부양책보다는 불필요한 규제완화에 초점을 두는 조치가 필요하다. 다만 부동산시장 대책이 현재의 금융경색문제를 피해가기 위한 일시적 방편이어서는 곤란하다. (8)IMF와 갈등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IMF가 제시하는 조건들은 대부분 경제체질 강화를 위해 우리 스스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9)정부조직을 전면적으로 재평가 검토하겠다. 조직이 비대화해 정책 실기(失機)가 잦고 기획조정기능이 약화된 재경원을 포함해 경제부처조직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본다. 교육 복지 환경 치안등 분야는 오히려 정부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경쟁력 있는 정부」가 돼야 한다. (10)재벌의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부작용을 시정하기 위해 상호출자 상호지급보증 등의 규제가 불가피하다. 지배대주주의 경영권남용을 견제하는 사외 이사회나 외부감사 공시강화 등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또 상속 증여세제를 개선, 불법적인 부의 세습을 막아야 한다. (11)우리 경제의 실상을 은폐하고 거짓 정보를 보고해 현재의 위기에 이르게 한 관료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특별검사제를 도입, 신속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 (12)외국기업과 자본의 적극적인 유치는 우리 경제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규제를 혁파하여 세계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 (13)남북한간의 경제협력은 양측에 모두 도움이 되고 상호 불신을 해소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가장 바람직한 접근방법일 수도 있다. 남북한간에 긴장상태가 발생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민간차원의 경제협력은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14)농산물의 유통단계 축소를 위해 △대단위 도매시장 건설 △농수산물직판장 건설 △농협 수협 등을 통한 직거래를 확대해야 한다. (15)그린벨트는 기본골격을 유지하면서 획기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 보존가치가 있는 산지 농지 등은 보존하고 불합리하게 지정된 나대지와 주민밀집지역은 재조정할 계획이다. 대통령 직속으로 「개발제한구역제도 개선위원회」를 구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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