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원의 황당한 『온정』…국제기구에 1억달러 출연 추진

  • 입력 1997년 12월 5일 20시 23분


『달러가 없어 난리인 상황에 달러를 기부하겠다니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5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선 웃지못할 작은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오후로 예정된 차관회의에서 재정경제원이 상정할 안건 가운데 「정부가 곧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3개 국제기구에 총 1억4천7백27만달러(약 1천7백억원)를 출연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던 것. 재경원은 차관회의에 앞서 각 부처에 돌린 안건 설명에서 『국제사회에서 우리나라의 신뢰도를 높이고 저소득 개발도상국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국제기구에 대한 출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출연내용은 △ADB의 아시아개발기금에 5천4백27만달러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의 기술자문신탁기금에 2백만달러 △유럽부흥개발은행(FBRD)에 7천만유럽통화단위(ECU·약 9천1백만달러). 이중 ADB는 이번에 국제통화기금(IMF)과 함께 우리나라에 40억달러를 빌려주기로 한 채권자. 특히 FBRD 출연금의 1차분 2천3백만달러중 절반은 15일까지 전액 달러현금으로 준다는 내용이었다.재경원측은 나름대로 해명을 시도했지만 각 부처에서 항의성 문의전화가 쇄도, 반대가 워낙 거세자 차관회의 전에 안건 상정을 스스로 철회했다. 〈이기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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