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선후보 TV토론은 대선토론위원회(CPD)라는 초당적 기구가 주재한다. CPD는 1988년 민주, 공화 양당이 합의해서 만든 특별기구로 토론의 형식등을 후보들에게 권고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후보들은 이 권고에 따르게 돼 있다.
토론 형식은 선거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나 대개 민주, 공화 양당의 후보가 한 사람의 사회자와 질문 답변을 주고 받거나, 타운홀 방식이라고 해서 무작위로 선정된 일단의 청중으로부터 두 후보가 번갈아 질문을 받는 식으로 이뤄진다. 96년 10월에 있었던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과 공화당의 보브 돌 후보간의 토론은 이 두 방법이 모두 사용됐다.
첫 토론은 PBS방송의 앵커 짐 레러가 사회를 맡았고 소요시간은 90분이었다. 진행은 레러가 클린턴에게 질문하면 클린턴은 90초 동안 답변하고, 그의 답변이 끝나면 돌이 60초 동안 반론을 펴고, 그리고 다시 클린턴이 30초 동안 재반론을 펴는 순서로 이뤄졌다. 두번째 토론은 무작위로 선정된 1백13명의 유권자들을 청중으로 앉혀놓고 두 후보가 90분간 이들과 자유롭게 질문을 주고 받는 식으로 진행했다.
첫 TV토론이었던 1960년 토론에서 케네디는 닉슨에 비해 젊고 활기가 넘치는 인물로 TV에 비침으로써 유권자들의 호감을 샀다. 당시 TV를 보지 않고 라디오로만 토론을 들었던 유권자들은 오히려 닉슨이 토론에서 이겼다고 생각했다는 일화는 TV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