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국민회의, 金대통령의 국민신당 개입설 제기

  • 입력 1997년 11월 4일 19시 53분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는 4일 약속이나 한 듯 김영삼(金泳三·YS)대통령의 국민신당 개입설을 터뜨렸다. 국민신당 창당에 따른 위기감 때문에 「오월동주(吳越同舟)」가 이루어진 셈이다. 그러나 신한국당은 YS개입설을 김대통령과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밀약설까지 포함하는 「YS의 거대한 음모」 차원에서, 국민회의는 지지율 2위인 이인제(李仁濟)전경기지사가 김대중단일후보를 바짝 추격해오자 따돌리는 데 역점을 두는 느낌이었다.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대전에서 대구로 이동하는 열차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대통령의 국민신당 지원설을 강력히 제기했다. 이총재는 『김용태(金瑢泰)비서실장이 김윤환(金潤煥)고문에게 전화를 걸어 그런 (이총재지지를 중지하라는) 전화를 했다는 얘기를 나도 김고문으로부터 들었다』며 『이런 일은 자유경선과 민주주의를 짓밟는 것이고 누워서 침뱉기 이상으로 민주주의 발전과 전통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열을 올렸다. 그는 『이것은 신3김 시대를 열기 위한 술수』라며 『3김시대의 적폐인 음모와 권모술수를 쓰는 차원을 넘어 민주주의 걸음마 단계에서 민주주의를 짓밟는 행위』라고 통렬히 비난했다. 이날 구범회(具凡會)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국민신당을 배후지원하는 큰손과 모여드는 사람들의 면면을 두고 국민신당의 실체와 정체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이 많다』고 주장했다. 이총재측에서는 김대통령이 직접 중진인 K, S의원에게 전화를 걸었고 청와대 모수석이 이총재의 열렬한 지지자인 초선의 K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압력을 행사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한 측근은 『청와대는 과거에 YS가 한자리 시켜준 사람이나 선거법 위반 등으로 약점이 있는 사람을 주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며 『비열하기 짝이 없다』고 비난했다. 다른 측근은 『김대통령은 일단 이전지사를 지원하되 이전지사가 안될 경우에 대비, 국민회의 김총재와도 밀약을 해놓고 있다』며 『김현철(金賢哲)씨의 보석은 음습한 거래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국민회의도 이날 이전지사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훨씬 높여 「국민신당〓YS당」이라는 이미지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이전지사가 「DJP연대」 성사 이후 예기치 않았던 비판여론을 업고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앞으로 이전지사를 「주적(主敵)」으로 삼아 본격적으로 견제해 나가겠다는 의도에서다. 국민회의는 이날 국민신당을 비난하는 논평 등 관련자료를 4건이나 발표했다.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성명에서 『일부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 정치특보가 신한국당 김윤환고문에게 이회창총재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청와대는 김고문에 대한 협박과 내사설의 진상을 밝히고 불법적인 정치개입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정대변인은 특히 『법원의 보석결정으로 석방된 김현철씨의 인맥이 미리 이전지사캠프에 가담하고 있으며 김씨도 「이인제대통령만들기」에 개입하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사법부에 김씨를 엄중감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장성민(張誠珉)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일부 국민 사이에서는 김대통령의 막대한 비자금이 신당창당의 지원금으로 들어갔다는 의혹과 이전지사가 경기지사재임때 비밀리에 축재해 뒀던 거대한 비자금이 투입됐다는 강한 의혹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영묵·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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