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이한동대표 전격회동 의미]『分黨 파국만은 막자』

  • 입력 1997년 10월 24일 20시 54분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신한국당의 내분사태 속에서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보다는 일단 당이 깨지는 파국적인 상황만은 막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그 임무를 이한동(李漢東)대표에게 맡긴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이 자신의 당적이탈을 촉구한 이회창(李會昌)총재의 「10.22」 회견 다음날인 23일 이대표를 청와대로 불러 단독회동을 가진 것은 당내 갈등 봉합을 위해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서 비교적 중립을 지키고 있는 이대표를 대리인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대표는 이날 회동 후 서울 염곡동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도(正道)」와 「당의 화합과 결속」을 거듭 강조했다. 비주류측이 주장하는 후보교체론을 일축하면서 주류측의 이총재 지지결의대회 움직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새삼스러운 지지결의대회 역시 비주류를 자극, 당의 화합과 결속을 저해할 수 있는 분파행동이라는 취지였다. 이대표는 대통령과의 대화내용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으나 최근 당내 상황에 대해 드물게 분명한 입장을 밝혀 김대통령과 모종의 교감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대표가 『분당사태만은 막자는데 대통령이 공감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것에서도 이를 읽을 수 있다. 그렇다면 이대표의 발언을 통해 김대통령의 향후 정국운영구상을 가늠해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김대통령은 당의 내분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당분간 후견인 역할을 계속하고 당이 안정을 되찾은 뒤 명예롭게 퇴진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듯하다. 김대통령은 그러나 당내 문제에 직접 개입할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청와대 회동 후 이대표의 후속 행보가 당 안팎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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