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2일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당내 주류측에서는 『이번 기회에 사사건건 이총재를 흔들어온 해당(害黨)세력들을 당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강경한 기류가 흘렀다.이에 대해 비주류측은 『우리보고 당을 나가라는 것은 적반하장(賊反荷杖)이다. 당을 떠나야 할 사람은 바로 이총재』라면서 『이총재를 사퇴시키든지, 아니면 우리가 당을 떠나든지 중대한 결전의 시기가 임박했다』며 비장한 분위기였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총재가 건곤일척의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만큼 이제는 되든 안되든 총력전을 벌여야 한다』며 『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려면 이총재 반대세력과의 결별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주류측 의원 20여명은 이날 오후 여의도의 이총재 후원회 사무실에 모여 후속대책을 논의하는 등 비주류측과의 일전에 대비해 내부결속을 다지기도 했다.
○…민주계 중진인 김수한(金守漢)국회의장과 김명윤(金命潤)고문 김덕룡(金德龍)공동선대위원장 신상우(辛相佑) 김정수(金正秀) 서청원(徐淸源)의원 등도 이날 낮 급히 오찬모임을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이 모임에서는 이총재가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한 것은 문제가 있으며 『이제 이총재로는 곤란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김덕룡 선대위원장도 이날 오후 측근의원 6명과 함께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했다.
○…서청원의원은 이총재측에서 비주류를 몰아내겠다는 말이 흘러나오자 『도대체 누가 만든 당인데 우리보고 나가라는 거냐』며 흥분했다. 또 김운환의원은 『이총재가 자신은 혼자서 깨끗한 척하고 있지만 얼마나 깨끗한지 두고 보면 알 것』이라고 말해 이총재를 공격하기 위한 모종의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서석재(徐錫宰)의원측은 다른 비주류인사들과는 약간 다른 시각을 보였다.
서의원의 한 측근은 『일단 당내에서 이총재에게 책임을 묻는 시도를 해볼 수 있겠지만 「곱게」 당을 떠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