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ＤＪ 비자금說］여당서 흘러나온 「취소된 폭로」내용

신한국당은 자체 확보한 김대중(金大中·DJ)국민회의총재의 비자금 관련 자료를 몇차례에 나눠 발표하기로 했다가 9일 일단 추가공개를 미뤄놓았다. 국민회의측의 대응에 맞춰 수위를 조절하는 단계별 폭로전략을 구사하기로 했다는 게 당측의 얘기다. 그러나 이런저런 경로를 통해 추가 공개를 계획했던 내용의 줄거리들은 당 관계자들을 통해 비교적 소상하게 흘러나오고 있고 이미 일부 언론에 그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신한국당이 발표한 「DJ 비자금」 제1탄은 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이 7일 발표한 것으로 김총재가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으로부터 받은 「20억원+α」의 「α」부분과 6백70억원 규모에 이르는 김총재의 비자금 내용. 이에 이어 신한국당이 발표하려던 제2탄은 김총재가 기업체들로부터 받은 자금내용이라는 게 당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김총재에게 돈을 준 기업으로는 국내 10대 재벌에 속하는 S,D그룹 등을 포함해 11개 기업명단이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총재가 이들 기업으로부터 받은 자금의 규모는 대략 1백억∼2백억원 정도인 것으로 안다』며 『10대 재벌에 속하는 모 재벌기업의 경우 김총재에게 30억원을 전달했으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빙자료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3탄은 김총재의 두 아들, 처가 등 친인척의 가차명계좌에 위장 분산된 비자금내용 자료라는 것. 이 자료에는 김총재의 장남 김홍일(金弘一)의원과 차남 홍업(弘業)씨의 가차명계좌에 김총재의 비자금 중 수십억원이 분산은닉된 사실이 상세히 적혀 있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얘기다. 또 김총재의 부인 이희호(李姬鎬)씨와 이씨 주변 가족들도 김총재 비자금의 상당액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두 아들과 부인 및 처가쪽 가차명계좌에 분산 은닉된 김총재의 비자금규모는 대략 4백억원 정도로 추정되고 3차에 걸쳐 공개하려던 「DJ 비자금」의 규모는 대략 1천억원을 웃돈다는 게 신한국당측 주장이다. 신한국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같은 폭로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물증」도 어느 정도 확보해 놓았다』면서 『당이 9일 국민회의측이 제기한 의혹을 반박하기 위해 공개한 일부 계좌 및 수표번호도 이 중 일부』라고 말했다. 그는 또 『「DJ 비자금」 파일을 공개하기에 앞서 충분한 증거자료를 제시하기 위해 1백여개의 계좌번호를 확보해 놓고 있다』면서 『현재 일부 계좌 및 수표번호만 공개했지만 검찰의 자료제출 요구가 있을 경우 수표원본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