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후보 안보강연회]對北 「힘의 우위」 최우선 과제

  • 입력 1997년 10월 2일 19시 55분


동아일보사와 재향군인회가 2일 공동 주최한 안보강연회에 참석한 여야 4당후보들의 안보관은 기본적으로 「보수」였다. 네 후보는 모두 「힘의 우위」를 남북관계의 최우선 전제로 깔았다. 그러나 4당 후보가 특히 강조점을 둔 대목은 서로 달랐다. 신한국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집권당 후보 답게 국방예산확충 및 전력증강 등 안보관련 공약에 치중했다.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총재는 「레드 콤플렉스」를 씻어내느라 애쓰는 느낌이었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총재는 「보수 원조」답게 해이해진 안보의식을 질타했다. 민주당 조순(趙淳)총재는 연설의 절반 가량을 군의 사기 앙양과 제대군인 복지 문제에 할애했다. 외교문제에서는 이총재와 김대중총재가 미일(美日) 등 주변국과의 협력을 강조한 반면 김종필 조순총재는 일본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을 경계, 다소 국수주의적 색깔을 드러냈다. 남북협력 및 통일문제에 대해서는 김대중총재와 김종필총재가 판이했다. 통일 전문가를 자임하는 김대중총재는 구체적으로 정리된 방안을 제시했다. 대북식량지원 문제에 있어서는 4당총재 가운데 가장 진보적이었다. 그러나 김종필총재는 식량 및 경수로 지원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조총재는 단기적인 식량지원보다 장기적인 북한농업구조 조정에 관심을 보였다. 이총재는 식량문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군의 사기 진작 및 예비역 복지확충 문제는 「자리가 자리인 만큼」 4당후보 모두 열을 올렸다. 이총재는 여당후보답게 △제대군인특별법 제정 검토 △지방단위의 향군묘지 확대 설치 △한국전 50주년기념 국제행사 적극 지원 등 굵직굵직한 공약을 제시했다. 선거때마다 「북풍」에 시달린 김대중총재는 「안보문제의 국내정치 이용 배제」를 군 사기앙양의 첫번째 조건으로 내세웠다. 김종필총재는 월남전 고엽제 환자의 치료 및 갱생에 관심을 보였으며 조총재는 「예비역청 신설」이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물론 상호비방도 있었다. 이총재는 『21세기 통일시대를 열어가야 할 차기 대통령의 국가관과 안보관이 불투명하다면 민족의 운명을 오도할 것』이라며 김대중총재를 비난한 뒤 김일성(金日成)조문론 국가보안법 폐지추진 등도 문제삼았다. 조총재도 『국가 위기시에 헌신하지 않은 지도자, 그렇게 의심받는 지도자들이 있다』며 김대중총재를 겨냥했다. 그러나 김종필총재는 『지도급 인사나 그 자제의 병역회피는 국가 안보를 붕괴시키는 치명적 요인』이라며 이총재를 공격했다. 종합적으로 볼때 이총재의 통일안보관은 현정부의 입장과 유사했고, 김대중총재는 현정부의 기조와 유사하되 자신의 철학을 가미한 DJ식 통일안보관을, 김종필총재는 가장 보수적인 색깔을, 조후보는 합리적 점진적인 통일안보관을 드러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평이었다. 〈박제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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